국민학교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금요일은 산자사국미미, 토요일은 국산자사... 이런식으로 과목을 줄여서

붙였던 것도 기억난다.

우리가 좋아했던 과목은 역시 역시 음악, 미술, 체육이 아니였나 싶다.

미술시간... 어버이날 쯤에는 종이로 카네이션을 만들었고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카드 만드는 시간이 있었다. 문방구점에서 크리스마스 카드 만드는

재료세트를 구입할 수 있었는데 5백원에서부터 천5백원까지 있었다.

좀 비싼 건 재료가 좀 풍부하고 질도 좋은편이었다. 흰카드에 종, 트리, 산타

모양등을 붙이면 카드 완성. 솜씨가 좋은 아이들은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면도칼을 이용해 입체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그 시절엔 정말 재주많은 친구들도

많았지...)

그리고 학년말쯤에는 조립식 만드는 시간도 있었다. 여자아이들은 주로

보물섬 같은 걸 만들었고 투명의자나 투명배, 피아노 같은 것도 한때 인기였다.

음악시간... 선생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분단별로 돌림노래

같은 것도 했었음) 리코더, 탬버린, 캐스터내치, 트라이앵글, 멜로디언 등으로

연주를 하기도 했었다. 멜로디언은 참 재미난 악기였다. 호스같은 것을 입에

물고 불면서 건반을 치는데 호흡을 잘 조절해줘야만 한다. 리코더는

실기평가가 있었기에 열심히 연습하기도 했는데 문방구점에 가면 5백원짜리부터

2천원짜리까지 다양한 종류의 리코더가 있었다. 가장 좋은 3단짜리 리코더는

괜히 소리가 더 맑게 들리는 듯 ... 많은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탬버린도 마찬가지인데 싸구려는 보통 로봇 그림이 그려져있고 친구랑

싸우다가 머리라도 한대 내리치면 쉽게 깨지고 말았다. 정말 질 좋은 것은

가죽으로 되어있었는데 각반에 한두명은 이런 탬버린을 갖고 있었다.

자연시간엔 했던 것으로는 꼬마전구 연결하기, 전기상자, 그리고 물체주머니란

것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동네 문방구에서 구입하는 물체 주머니

안에는 구슬, 도형, 자석,철가루, 콩기름 등이 들어있었다.

체육시간... 보통 선생님들은 그늘 어디에 앉아 계시고 아이들은 발야구,

피구(도지보올)등을 하면서 놀았다. 실기평가로는 뜀틀, 물구나무서기, 멀리뛰기,

줄넘기등을 했었는데 아이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뜀틀을 넘으려면 정말

식은땀이 흐르곤 했었다. 2단도 넘지 못하는 아이들이 각반마다 두세명씩 꼭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뜀틀에 엉덩이가 부딪히며 앞으로 곤두박질치고마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리고 줄넘기 실기평가때 X자 꺾기 연습하던게 생각난다. 잘하는 애들은

쌩쌩이를 하기도 했고 나처럼 못하는 애들은 두발을 한번씩 구르며 박자맞춰

줄을 넘었다. 체육시간 이야기를 하다보니 운동회가 생각난다. 보통 가을운동회라

해서 기본적으로 1학년은 꼭두각시, 6학년은 부채춤이다. 역시 뭐니뭐니

해도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는 릴레이경주가 아니였나싶다. 각반에서

달리기 잘하기로 유명한 친구들이 모두 나오는데 시작과 마지막 주자가

제일 중요했던 것 같다. 다음 주자에게 배턴을 잘 넘겨주는 것이 관건인데

배턴을 떨어트리게 되면 응원석에선 난리가 난다. 청팀, 백팀을 나눠주던

겉은 하얗고 속은 파랗던 모자도 생각난다. 운동회 날에는 싫으나 좋으나

전교생이 한번씩은 꼭 뛰어야만 하는데 6명이 한조가 되어 백미터를 달리고

3등까지는 도장을 찍어주고 공책같은 것을 선물로 줬었다. 참고로 나는 한번도

그 공책을 받아보지 못했고 우리 어머니는 1학년때 내가 달리던 모습을 본 이후로

운동회에 참석하지 않으셨다.

교육감사가 나오는 날이면 학교 곳곳을 청소하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애썼던 기억도 있다. 교육감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랐지만 그날따라 말끔한 머리에(평소 충혈된 눈에

입에서는 술냄새 + 담배 냄새가 풀풀~~) 반듯하게 갖춰입은 선생님의 경직된

웃음이 기억난다.



국민학교 시절에 방학이 다가오면 설레임과 불안함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방학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반면 성적표(생활 통지표)가 나오기 때문이다. 매우잘함, 잘하는

편임, 노력요함으로 나뉘어진 성적표엔 부모님 도장까지 받아가야 했었다. 담임 선생님의

간단한 말씀이 쓰여있던 '행동발달 상황'도 생각난다.

방학이되면 방학일과표라 해서 흰도화지에 커다란 동그라미(그리기 매우 힘듬. 나는 주전자

뚜껑을 즐겨 이용함)를 그려넣고 시간마다 칸을 나눠 무엇을 할 것인지 적었었다. 기상,

아침먹기, 피아노학원가기, 점심 먹기, 놀기, 텔레비젼 보기, 저녁먹기, 공부, 일기쓰기,

꿈나라(취침)... 뭐 대부분 이런색이였다. 그리고 개학전에는 탐구생활을 끝마쳐야 하고

라디오 방송기입장을 훑어보며 혹시 빠진게 없나 찾아야 한다.

봉사활동... 그 당시 나는 봉사라는 것이 오직 청소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면 학교에 일찍 등교해 운동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학교게단이나 복도를

대걸레로 닦아야 했던 것이다.

방학 때도 봉사활동이라며 우리들을 불러내 교무실이나 서무실 청소를 시키기도 했었다.


저학년 때는 글씨연습이라 해서 기름종이를 대고서 글씨를 쓰는 것이 있었다. 책에 나와

있는 글씨를 그대로 대고 쓰는데도 뭐가 그리 힘든지 기름종이의 글씨는 늘 빼뚤빼뚤했다.

연극하는 글은 국어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단원이였는데 사람의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는

호랑이를 다시 함정에 빠지게 하는 슬기로운 토끼 이야기 '토끼의 재판', 달이 갖고 싶어서

병이 난 공주에게 광대가 달을 선물한다는 이야기 '새로 나온 달님', 사냥꾼에게 쫓기는

토끼를 숨겨주는 이야기 '숲속의 대장간'등은 재미있는 연극으로 기억된다.

서로 주인공 하겠다고 다투기도 했었고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은 커다란 흰종이에 무대배경을

그리기도 했었다.

일기장을 기억하는지... 한 페이지마다 날씨를 표현하는 그림들(해, 해와구름, 구름, 비, 눈)이

있고 오늘은 중요한 일(제목), 오늘의 착한 일, 오늘의 반성, 내일의 할 일을 쓸 수 있는 칸이

있었다. 아, 일어나는 시각을 쓰는 칸도 있었다. 오늘의 착한 일에는 늘 심부름이라고

적어넣어었다. 국민학교 때는 일기쓰는 중요성을 늘 강조했고 일기장 검사도 했었다.

선생님들은 스티커를 붙여 주기도 하고 '참 잘 썼어요'라는 말을 써주기도 했었다.

선생님께 보여주기 위한 일기를 쓰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와서 읽어보면 귀엽고 순진했던

어린 날이다.


비오는 날엔 교문 앞에 우산들고 기다리는 엄마들로 붐볐다. 혹시 우리 엄마가 있을까 싶어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곤 했었는데 참고로 우리 엄마는 단 한번도 오시지 않았다.

애들은 강하게 키워야 한다나 뭐나라......


그 시절엔 생일잔치가 대단히 커다란 이슈였는데 초대장까지 써가며 누굴 초대할 건지 미리

생각했고 뭐하며 놀건지, 생일선물은 뭘 할건지등등... 고민이라면 고민이였다. 그때는

생일선물이 그리 다양하지 못했는데 좀 잘 받았다 싶으면 일기장, 작은앨범, 인형등이었고

대게 공책과 지우개, 연필을 한꺼번에 포장해서 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유행하던 학용품도 참 많았다. 그때 최고로 인기였던 필통은 버튼이 4-5개쯤

있어서 누르면 연필깍이가 튀어나오고 지우개가 튀어나오고 그랬다. 괜히 할일

없이 이거 누르고 저거 누르고 뭐 그랬던 것 같다. 주사기 샤프를

기억하는가... 정말 인기였다. 누군가 한번 그걸 사오자 향기나는 샤프,

MIT 샤프등은 한물간 샤프취급을 받았었다. 그 시절 공책들도 재미있었는데

88올림픽 때즘에는 호돌이 마스코트가 있는 칸나 호돌이 학습장이 인기였다.

공책들에는 1급 공책용기라는 말과 함께 품질을 보증하는 '품'이나 'Q'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무더운 여름 하교길엔 학교근처 수퍼에서 쭈쭈바를 사먹는 낙이 그만이었다.

50원짜리 쭈쭈바를 친구와 반으로 나눠먹기도 했고 서로 꼭지 먹겠다고 다투기도 했다.

슈퍼에서 제공해주는 끈으로 묶여있던 별로 위생적이지 못한 가위가 생각난다.

학교근처 문방구점 앞에는 백원넣고 돌리면 동그랗고 작은 플라스틱통에

문어발(던지면 아무데나 가서 붙음), 반지, 얌체공등이 나오는 기계가 있었다.

아이들은 돈이 생기면 그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뭔가 좋은 것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동전을 넣곤 했었다. 아, 엿뽑는 것도 있었는데 일등하면 팔뚝만큼

긴 잉어모양 엿을 줬었다. 보통 붕어를 뽑게되는 것이 대부분이였는데

어쩌다가 잉어를 뽑은 애들은 먹지도 않고 들고다니면서자랑하곤 했었다.

그놈의 설탕 엿이 뭐가 그리 맛있었는지... 그땐 싸구려 불량식품이 더

맛있었던 모양이다. 기름에 튀긴 쥐포며 떡꼬치, 국자에 설탕넣고 소다 넣어

만들어 먹는 뽑기는 정말 인기 절정이였다. 우리동네에는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한쪽에서는 덤블링을 탈 수 있었고 한쪽 포장마차에서는

떡볶이와 오뎅. 튀김, 쥐포, 김밥(병원에서 먹다 남은 밥으로 만든다는

소문이 나돌았음에도 인기였음), 뽑기등을 팔았다. 뽑기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면 뽑기는 두가지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데 국자에

설탕과 소다를 적당히 넣어 타지않게 잘 저어먹는 방법이 있고 이것을

납작하게 눌러서 단단한 고체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모양대로 살살

떼어내는데 성공하면 하나 더 주기도 했지 아마... 그밖에 쫀득이(쫄쫄이),

아폴로(빨대안에 크림이 들어있는데 묘한 향이난다. 먹는 재미가 그만이었음),

먹는테이프(혀에 닿으면 살살 녹았다. 정말 테이프가 아닐까하는 착각도 했었음)

지금도 이런 불량식품들을 맛볼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지금도 맛나게 먹을 수

있을까?



To be Continued...


♡♡미시 메모♡♡

부쩍 봄이 오는 것을 느낍니다.
비온뒤 더욱 푸르러진 나무와 잔디를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미시님들, 행복하시죠?


싱싱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