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다.
이차저차 일이 있어서 한국에 나오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체류기간이 길어지게 될 것 같아서 한국에서 칼럼을 쓰기로 했다. 미국에 있을 때처럼 규칙적으로 올리는 것은 약속할 수 없지만 또 PC방에서 틈틈히 써내려가기 때문에 문맥이 맞지않거나 수많은 오타 발생이 예상되지만 ...


나는 십여년전 처음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온 이후로 쭉~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있다.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보지 않아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아시아나의 서비스에 특별한 불만이 없기에 계속해서 이용하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에는 마일레지 55000을 넘기며 공짜표를 하나 받았고 덕분에 부담을 조금 줄이고 고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평생 한번쯤은 Business나 First Class석에 앉아 우아하게 가는 것이 바램이지만 늘상 Economy석에 앉아 다소 불편함을 참으며 가게된다. 나는 비행기 좌석을 배정받고 떨리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르며 항상 이렇게 기도한다.
"제발 주위에 어린아이가 앉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내가 이런 기도를 하게된 것은 지난 날의 끔찍한 기억때문이다. 한번은 내 뒷좌석에 대여섯살 정도의 꼬마가 앉은 적이 있었는데 어허 이녀석 계속해서 내가 앉은 앞좌석을 발로 차고 (몇번 째려봤으나 소용 없었음) 남들 잘때 잠이라도 자주면 좋으련만 울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면서 계속 주위 사람들을 못살게 굴었다. 그런데 솔직히 애가 무슨 잘못이랴...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고 에너지 넘치고 건강하고 튼튼하니 어른이 웃으며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야쥐. 하. 지. 만 ... 솔직히 말썽부리는 꼬마보다 더 얄미운 것은 옆에 앉은 애기 엄마였다. 아이를 데리고 함께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 꼬마 주위에 앉은 것만으로도 그토록 피곤했는데 아이 엄마는 오죽하랴... 그러나 명백히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있는 아이를 나무라기는 커녕 나몰라라 완전히 방치해두는 엄마가 슬쩍 얄미워졌다. (어떨때는 애기보다 엄마가 더 시끄러웠음. 애 조용히 시킨다고 꽥꽥~~~ --;)
이런 경우는 비단 비행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백화점, 교회, 은행, 목욕탕 등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많이 접하는 광경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올 것이고 나도 누군가의 눈치를 살펴야 할 일이 생길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쓰이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비행기에서는 말썽장이 꼬마보다 더 고약한 사람이 옆자리에 앉게되었다. 이십대 후반이나 삼십대 초반쯤 되어보이는 부부 한쌍이였는데 네명 앉는 자리에 나, 부인, 남편, 어떤 아줌마 이렇게 넷이 앉게되었고 나는 젊은 사람이 옆에 앉은 것에 대해 내심 반가웠다. 그런데 이 쌀쌀 맞은 부인이 초반엔 짐이 많아서 문제를 일으키더니 (비행기에 갖고탄 짐이 하도 많아서 여기 저기 나눠서 짐을 올려넣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하고, 승무원에게는 계속 이것저것 요구하고 (밥 먹기전에 기내에서 나누어준 땅콩을 열봉지 정도 먹는 걸보구 깜짝~~~ ) 신문을 본다고 팔을 쫙 펴고는 내 시야를 가리질않나 심심하면 내 발을 밟으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은 커녕 미안한 표정 한번 지어보이지 않는 것이였다. Economy석이 약간 비좁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옆사람에게 피해가 가지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여자는 원래 눈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시도 때도없이 팔꿈치로 내 팔을 걷어치고 어느새 슬쩍 내자리에 발이 넘어와있었다. 그래, 이런것도 다 좋다. Economy석이라는게 체구가 좀 큰 사람이 앉으면 살짝만 움직여도 옆사람을 건드리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해서 옆사람과 부딪히는 일이 있을 때는 반드시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라고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 미국에 살다보니 고국 방문할 일이 꼭 생기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열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게된다. 이 시간을 끔찍하고 괴롭지않게 보내기 위해서는 나부터가 남을 배려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승무원을 대할 때도 좀 더 예의있는 행동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종 당연하다는 듯이 반말을 찍찍해대는 아줌마, 무슨 술집 아가씨 대하듯이 이상야릇한 눈길을 보내는 아저씨, 웨이츄레스 대하듯 이것 저것 요구하면서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않는 사람들을 보게된다. 기쁜 고국방문의 시작은 비행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남들도 싫어한다는 것을 잊지말아 주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또 나도 어딘가에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짓을 하지는 않았나 반성해본다.


♡♡미시 메모♡♡
한국은 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지만 예쁜 봄옷을
차려입고 나온 사람들을 보면서 내 마음에도
살랑 살랑 봄바람이 붑니다.
모두 행복하시죠??


싱싱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