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빨간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나

식탁 의자에 앉아 잘 익은 깍뚝이와 밥을 우적우적 씹고 있을 때는

별이별 생각을 다 하게된다. 정말 기발한 이야기 거리가 어쩜 그렇게

잘도 떠오르는지 당장 달려가서 글을 쓰고 싶어질 때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긴다. 그러나 막상 펜을 손에 쥐거나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려 놓으면 그 풍성했던 생각들은 어디로 다 사라지고 머리엔

빨간 신호등이 켜지고 만다.

그럴때마다 나에게 자신감을 회복해주는 것이 한가지 있기는 하다.

글쓰기 소재가 떠오르지않아 고민하고 있을 때나 마땅한 제목이나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글쓰는 것을 포기하고만 싶을 때 나에게

힘을 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는

것이다. 전에도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진정한 팬이다. '진정한' 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해가며 하루키의 팬임을

밝히는 이유는 정말 내가 열광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단히 하루키의

글에 심취되어 있으며 그의 책을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도 지난 한국방문때 사온 하루키의 책들을 읽으며

무엇이든 쓰고싶다는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열정이 불타오르기만 했었지만...)


글 쓰는 것이 좋아서 칼럼을 쓰고 있긴 하지만 부족함 투성이인

나에게 하루키처럼 멋진 작가는 나의 눈을 뜨게 해준다고나 할까...

세상에는 이렇게 나의 잠을 깨워주고 나를 숨쉬게 해주는 것들이 많다.



책상 한 구석이나 책장, 방안 여기 저기에서 누군가 나에게 선물했던

물건들을 찾아 보자. 매일 방안에 있어도 눈길 한번 제대로 주기가

힘들지만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하며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이 선물을

샀겠구나 ...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당장이라도 그 사람을

불러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시원한 맥주 한잔이나

향이 좋은 와인 한잔도 좋을 것이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푹신한 소파가

있는 찻집에서 몇시간이고 수다를 떨어도 좋다. 그냥 그렇게 함께 하고 싶다.


가끔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지끈거릴때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 나무, 꽃, 풀 과 같은 것을 바라보자. 개인적으로 나는 이 방법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정말 뛰어난 효과가 있다. 꼭 야외로 나갈 필요없이

창밖을 바라보거나 실내에 선인장 화분이나 꽃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푸르름을 느낄 수가 있다. 꼭 살아 움직이지 않더라도 꿋꿋하게 생명력을

자랑하는 푸른 것들은 정말 이 세상의 신비이자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다.


친한 친구를 앉혀놓고 세상에 나만 혼자인 것 같다고... 아무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지 말자. 그 친구의 자리가 슬퍼진다. 그 친구는 나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다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에 말을 아끼고 행동을 주의하는 것이니

무관심하다며 섭섭해 말자. 나를 위해 소리없이 기도하고 있을 그 사람을 잊지말자.


주위를 둘러보면 오늘도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들은 너무나 많다. 다만

내가 알아주지 못할 뿐, 잊고 있을 뿐...


냄비에 라면이 보글보글 끓고 있을 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추억의노래,

보고 또 봐도 자꾸만 보고 싶은 나의 님의 미소, 친구 친구 내소중한 친구와의

전화 한통, 삼순이와 삼식이의 이상 야릇 미묘한 키스씬, 최고의 섹시 스타 마를린

몬노가 옷 사이즈 10 이였다는 반갑고 즐거운 뉴스, 파운데이션과 파우더가 착착

스킨에 스며들며 화장발 미녀로 만들어 줄 때, 믿거나 말거나 싱겁지만 오늘도

나를 웃게해주는 농담 한마디...


이 사소한 것들이 나를 살게 해주니 아 ~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여라~


♡♡미시 메모♡♡
오늘은 하찮고 사소한 것들로부터 행복을 느껴보세요~!
님의 힘들었던 지친 어깨를 토닥토닥 위로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