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황금 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가 올해는 유난히 돌잔치 소식이 많은 것 같다. 요즘 한창 들려오는 돌잔치 화제에 오늘은 돌잔치에 대한 생각을 긁적여 볼까하고 칼럼을 찾았다. 돌잔치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요즘 돌잔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돌잡이는 커녕 돌사진 한장 없는 나도 (엄마 말에 의하여 돌 음식 차려서 나누어 먹긴 했다고하나 증거 자료 전혀 없음.) 2007년 2월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난 그날부터 ‘돌잔치는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이 쉴새 없이 내 머릿속을 헤엄쳐 다니기 시작하였다. 보고 들은대로 다 따라가자니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고 대충하고 넘어가자니 아이가 1년을 보내는 동안 함께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신 분들께 죄송스러운 생각도 들고 ‘기왕 하는거 잘해야하는 거 아니야?’하며 나의 욕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미국 내에 한인 엄마들을 위한 돌관련 사이트를 비롯하여 한국의 각종 사이트 서치를 시작하였으나 시간적인 면에 있어서 직장맘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며칠밤을 새어가며 돌상에 올라갈 돌고임이라는 녀석을 만드는 것도 나에게는 불필요한 일처럼 생각되었고  절대로 생략해서는 안된다는 풍선마저도 콧방귀와 함께 날려버렸다. (어렸을 때 풍선을 안고 자다가 풍선이 품안에서 터지는 비극을 당한 이후부터 풍선 공포증/알러지가 있음.) 은행 잔고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모든 것을 생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이상하게도 사람 마음이 뭔가 일을 벌리기 시작하면 점점 욕심이라는 것이 자라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했다. 손님 초대, 사진, 비디오, 돌 정장 렌트, 포토 테이블, 현수막, 돌상…  그리고 아들에게 속삭였다. “아들아, 우리 집안의 돌잔치는 너에게 모두 올인 하였으니 동생들은 네가 키워야 하느리라.”

자, 이제 그동안 내가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돌잔치를 마치고 나서 또 돌잔치를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생각들을 나눠볼까 한다. 글이라는 것은 분명 개인적 견해와 성격이 숨겨져있기 마련이니 부담없이 읽어주시길 바란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비난을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이런점들을 참고한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않을까 희망하는 마음이다. 나 역시 돌잔치를 준비하며 수많은 후기를 읽었고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다른 사람의 후기는 후기일뿐 모두 각자의 취향과 신념이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저 참고만 하시길…

돌잔치를 준비하며 아래 사항을 꼭 생각해보자.

1. 주인공은 누구인가? 누구를, 무엇을 위한 파티인가?

집에서 엄마가 정성스레 차린 돌상에 가까운 친지들만 초대하여 밥 한끼 함께 먹고 형편이되면 동네 사진관에서 돌사진 한장 찍어주던 돌잔치 문화가 사라지고 몇년 전부터 결혼식 버금가는 호화롭고 럭셔리한 돌잔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였다.
나 역시 첫 아이를 출산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미국내 한인 엄마들에게 최고 인기를 누리는 각종 웹사이트를 섭렵하면서 돌잔치 준비에 돌입하기 시작하였다. 과연 대단했다. 며칠 밤을 꼬박 새어서 엄마표 보드, 성장 동영상, 돌고임 등을 제작하고 수천불이 들어가는 돌잔치를 척척 해내고들 있었다. 하지만 무작정 많은 돈을 들이고 남들 하는만큼, 내가 본만큼 하려고 욕심내고 뛰어들지 말고 누굴 위한 파티이며 파티를 통해 어떤 기쁨과 행복을 찾아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성대한 파티를 하겠다고 아이나 다른 식구들에게 소홀하다던지 평소 생활 패턴에 크게 무리가 가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돌잔치를 준비하는 그대에게
 “파티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누구를 무엇을 위한 파티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2. 호화로운 돌잔치를 꿈꾸기보다는 행복하고 특별한 돌잔치를 꿈꿔라.

전문 이벤트 플래너를 고용하고 최고로 비싼 장소를 꽃으로 가득 채운 후에
전문 MC를 고용하여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분명 아름답고 실수없는 뭔가 더
완벽한 돌잔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문제는 돈이다.
경제적으로 자신이 없다면 애초부터 호화로운 잔치는 머릿속에서 지우고
남과 다른... 뭔가 특별할 수 있는 돌잔치를 기획하는 것이 좋다.
파티에 테마를 만들고 손님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인상적인 말이나 행동을
준비해보자. 장담하건데 손님들은 돌상에 올려진 돌고임들이 몇날 며칠 밤을
새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큰 관심도 없다.
값비싼 꽃장식은 곧 잊혀지고 마는 것이고  그렇다면 단 하루, 단 몇시간동안 보여질 것들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말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그리고 주인공과 우리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것들에 더 많은 신경을 쓰자.

3. 혼자 모든 것을 떠맡지말고 가족, 친구, 후배와 선배들...
최대한의 인맥을 동원에서 함께 준비해라.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자. 절대로 혼자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말자.
어느샌가 지쳐가는 당신을 느낄테니깐... 가족과 친구들은 그대와 돌을
맞이하는 아이를 위해 물심양면 도울 준비가 되어있으니 도움을 청하고 구하라.
준비야 엄마가 도맡아 했다고 하지만 파티 당일날도 혼자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정신없는 엄마들이 종종 있는데 당일만큼은 도우미의 손길을
구하자. 혼자 멀뚱멀뚱 앉아서 '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지?'하며 슬퍼하는 것은 어리석다. 최고의 돌 선물이라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도움을 받고 그들의 손길을 잊지 말고 감사하자.

4. 파티를 즐겨라.

소중한 아이의 생일 날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경험을
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당일날 만큼은 부모도 아이와 함께 즐기기를 권한다.
근사하게 차려입고 곱게 머리하고 화장하고는 이곳 저곳 뛰어다니며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한다면 ‘과연 이것은 누구를 위한 파티인가?’ 반문해볼 필요가있다.
혹시 돌잔치에서 코를 골며 자는 사람이 있다한들 파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테이블 센터피스를 들고 튀는 사람이 있다한들 어떠하리...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 가족이고 나는 행복하단 말이다. ^^ 모든 욕심을 버리자. 혹시 어딘가에 실수가 있거나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초조해하지말고 오늘의 기쁨, 행복만을 누려라.

파티 후에도 내 자신을 격려해주고 가족들과 친구들의 사랑에 감사하라. 무슨 일이든 마치고나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법이지만 지나간 일에 너무 집착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