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그렇겠지만 미국에는 참 많은 편견들이 있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사는 나라이기에 생기는 편견과 고정관념들... 오늘은 한국인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편견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한다. 한국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이나 일본인이으로 오해를 받아 슬쩍 불쾌했던 일이나 한국이름을 사용하는 바람에 당연히 영어를 못하는 사람 취급을 받는 등의 에피소드들은 흔히들 한번씩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자, 그럼 지극히 개인적인 내가 경험한 '한국인 편견' 사례를 이야기 해볼까? 고등학교 시절 나는 미국애들보다는 수학을 쬐금 잘해서 상급반에서 수업을 들었다. 그 교실엔 반 이상이 동양인이였고 한국인도 다섯명쯤 있었다. 워낙 수학을 싫어했고 수학쪽으로는 머리가 발달하지 못했던 나는 그 교실에선 그다지 뛰어난 학생이 아니였다. 언젠가는 수학 시험을 망치고 우울한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있는데 평소 맘에 들지않았던 미국녀석이 시비를 걸어왔다. 그애 말이 나는 한국사람이니까 당연히 수학을 잘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참나... 가뜩이나 시험 망치고 기분이 꿀꿀한데 이게 무슨 염장지르는 소리냐... 네가 내가 수학 못하는데 보태준 거 있냐... '라고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말 한마디 못해보고 고개를 숙였다. 미국에서는 동양사람(한국인을 비롯해서) 은 다 수학을 잘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사실 뭐... 우리가 좀 우수한 건 맞는 말이지만...나같은 예외도 꽤 많다는 사실!! 언젠가 영어강의 때 교수님께서 문학칼럼에 실렸던 한국인 2세의 글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글쓴이는 한국인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남자였는데 칼럼내용은 그를 향한 미국인들의 나쁜 편견에 대한 것들이였다. 그는 자신을 키크고 섹시한 남성이라 밝히며 어째서 한국남자는 미국내에서 섹시한 남성일 수 없냐고 호소했다. 그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뛰어난 스포츠 실력을 갖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창시절 내내 공부벌레로 오해를 받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학구열에 불타는 것도 어느정도 사실이지만 예체능에 소질이 있으며 다분한 끼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유흥가에 가봐라.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에 오면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노는 것도 당연 제일 대한민국이다. ^^ 그리고 미국남자들은 한국여자에 대한 환상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한국여자는 대단히 순종적이고 얌전하며 마음을 잘 열지않는 신비스러운 존재라고... 그래서그런지 한국여자라면 침 질질흘리는 사람들이 좀 있다. 그래도 고마운 건 외모를 그다지 따지지않는다는 건데 (뭐가 예쁜건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우리가 외국인이라면 눈,코,입 뚜렷해서 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여자라는 사실만으로 한번 사귀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백인남자에 대한 아찔한 기억이 있는데 고등학교 12학년(고3) 때 일이다. 경제학 수업을 같이 듣던 키가 엄청 큰 백인녀석이 자꾸만 느끼하게 웃으며 관심을 보여서 진땀을 흘린 적이 있었다. 그당시 영어를 잘 못해 그녀석만 보면 미소지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도 같다. 알고보니 그애... 공부도 엄청 잘하고 우리학교 수구팀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지금에서야 하는 소리지만 영어라도 잘했으면 친구로 지내는건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 암튼 뭐... 한국여인의 신비한 아름다움... 어느정도 일리가 있고 맞는 말이긴 한데 무조건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에 관심을 갖고 한번 찔러보고 싶어하는 것은 웬지 좀 께름칙 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 와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아본 질문 중 하나는 "Are you Chinese?"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또 내가 중국풍이 나는 건 아닌가 오해하는 사람이 없길... ) 중국사람들 인구가 많은 건 알겠는데 황색얼굴만 하고 있으면 다 중국인으로 단정지어 버리는 건 정말 못참겠다. 정확히 모르겠으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던가... (하긴 우리도 히스패닉 계통 사람들을 보면 다 멕시칸이라고 단정지어 버리곤 한다. 앞으로 조심해야지...) 그리고 더 황당한 건 내가 한국인임을 밝혀도 어떤 이들은 별로 차이를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동양인들은 다 한민족이라 생각하는 건지 ... 심지어 어느 영화에서는 중국인 배우가 한국사람 역할로 나왔는데 서툴은 한국어는 정말 눈뜨고 봐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떤 영화에서는 자료화면으로 한국을 보여줬는데 처음 몇화면은 잘 나오다가 뒤에는 갑자기 베트남 풍경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위에 집이 있고 베트남 복장에 모자까지... 정말 황당하기 짝이없었다. 영화가 이런식이니 제대로 아시아의 여러나라에 대해 공부한 사람을 제외하고 내가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알턱이 없는 것이다. 제발 헐리우드로 많은 한인들이 진출해서 왜곡된 진실들을 바로 잡아주기를 두손 모아 기도할 뿐이다. 편견과 고정관념... 그것이 설령 "한국사람은 다 수학을 잘한다"와 같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이라 할지라도 분명 오해가 따르기 마련이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편견과 고정관념이 사라져야만 사람을 그냥 한 인간으로 바로 보며 마음을 열 수 있을테니 말이다. 글세...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좀 가벼워질 수 있다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고 또 조금 더 마음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역시 인종들에게 갖는 안좋은 편견들을 훨훨 날려 버릴 수 있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 보일 거라 생각한다. ♡♡미시 메모♡♡ 오랜만에 칼럼 올립니다. 감히 연말연시 핑계를 대며 용서를 구합니다. 삼년전 썼던 원고를 올리고보니 씁쓸한 미소가 흘러나옵니다. 얼마큼 나이를 먹어야 마음에 드는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부족한 모습 그대로 보여드리오니 함께 웃어주세요. ^^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가고 대망의 2006년이 찾아왔습니다. 미시님들의 크고 작은 꿈들에 든든한 날개가 생겨나기를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