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나서 1년 조금 넘게 SAT 학원에서 근무 한 적이 있었다. 대학 입학 원서 대행도 맡아주는 학원이었는데 한번은 공부를 엄청 잘하는 12학년 여학생의 대학교 입학원서 대행을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초반 작업으로 그 여학생의 어머니와 몇번의 미팅을 가졌는데 ... 그 어머닌 내 앞에서 울었다, 웃었다... 정말 감정의 변화를 종 잡을 수가 없었다. 우선 이 아이에 대해서 잠깐 소개하자면 내신성적은 평균 4.0 (A) 만점에서 4.42 를 받고 있으며 명문고교에 우등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으며 대입 시험 SAT에서도 1600점 만점에서 1500점 정도를 득점한 우등생이다. 게다가 배구, 첼로 등 예능활동도 게을리하지 않고 병원에서 자원봉사까지 하고 있었다. 예쁘장한 얼굴에 연약한 체구로 얼마나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 베짱이처럼 룰루랄라 놀기만했던 내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라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이 우등생의 엄마는 아이가 의대에 진학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이는 도무지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엄마가 시키는대로 공부밖에 한 것이 없어서 본인이 뭘 잘 하고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마치 바보가 된 기분이라고... 아이 엄마는 적지않은 돈을 지불하고 우리에게 입학 대행을 맡겼지만 실은 이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하소연을 늘어놓을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처럼... 어머니는 우리를 찾아와 고3병에 걸린 딸과의 벌어진 관계를 털어놓고 자잘한 문제들을 늘어놓는 것이였다.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려고 하고 내 말을 들으려 하질 않아요." "어제는 울면서 엄마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하나도 못한다고 하더군요." "매일 아침 입을 쑥 내밀고 학교에 가요." ..... 이곳 속풀이에 올라올 법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아이 엄마를 보고 있으면 안스러운 생각이 들면서도 솔직히 굉장히 흥미로웠다. 아 아이처럼 성적이 우수하고 책임감 강한 딸을 두웠다면 우리 부모님은 매일 "만세!"를 부르며 다니지 않으셨을까 생각되는데 어째서 이렇게도 만족하지 못하시는 걸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생각해보니 그 어머니에게 필요했던 건 나의 대학 입시에 관한 전문적인 조언보다는 아이와의 갈등을 털어놓을 대상이였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하소연을 늘어놓을 곳이 필요한 모양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하고 외칠 수 있는 곳이... MissyUSA는 그런점에서 우리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미시 메모♡♡ 봄이 옵니다. 겨울에 비가 많이 오지 않더니 유난히 봄비가 많이 내렸거든요. 그래서 주말에 꽃구경 계획을 세워두고도 봄비가 발목을 잡았답니다. 그런데 비가 멈추고나니 파릇파릇 예쁜 새싹들이 돋아나고 예쁜 꽃들이 활짝피어 인사를 하네요. 꽃구경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