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리의 연인’ 속 대사로 유명해진 바로 그 가슴을 울리는 한마디.

“내안에 너 있다.”

이 대사처럼 콩딱콩딱 심장 하나가 제 몸에 자리잡은지 8개월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종종 칼럼에 들려서 덧글들을 확인하곤 (저의 기쁨이지요. 오늘도 지난 칼럼에 올라온 덧글을 확인하다가 "김혜옥"님께서 올려주신 따뜻한 덧글에 힘을 입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감사해요!!) 했지만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종종 신랑이 "요즘 미시에 글 올려?"라고 물을 때면 내일이라도 시작해봐야지... 뭔가 써봐야지...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글을 올리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나 봅니다.

처음 임신 테스트기로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는 (준비되고 계획된 임신이였습니다. ^^) 얼마나 설레이고 들뜨던지요... 임신 준비를 하면서부터 살림을 도맡아 하다시피한 남편은 제 시중들어주느라 바빴고 저는 부지런히 책이며 인터넷 등으로 임신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입덧이 없어서 탈 없이 뭐든지 잘 먹어 남편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드라마 속에 임산부들은 헛구역질도 잘하고 밤 늦게 순대가 먹고 싶다 족발이 먹고싶다 주문도 많이 하던데... 저는 애석하게도 그런 기회는 갖지 못했답니다.

임신 15주까지는 아기가 잘 있는지 궁금해서 하루 하루가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주위에 자연 유산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괜한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요.

임신 17주에는 3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움직임도 편안했고 긴 비행도 거뜬히 견디고 아기랑 세 식구가 태교 여행을 떠났지요. 첫 태동을 경험했을 땐 긴가민가 싶으면서도 너무나 신기해서 자꾸만 신랑에게 배를 만져보라 했습니다.

임신 18주부터는 튼살 방지용 오일을 매일같이 바르기 시작했고 남편은 “아빠가 들려주는 태교 동화”를 밤마다 읽어주곤 했습니다. “영치기 영차”, “쿵”과 같은 재미난 의성어가 나오면 아기가 더 잘 반응하는 것이 신기해서 남편은 동화구연하듯이 신이나서 동화책을 읽어주었지요.

임신 20주 초음파 검사때 아기가 Boy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출산품 준비 목적으로 성별이 궁금하긴 했지만 첫 아기라 그런지 성별에 관계없이 그저 좋기만 했습니다. 백화점에 갔다가 예쁜 아가 옷 세일 코너를 보면 몇번을 꾹 참았다가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 옷을 손에 쥐게되는 일도 생겼습니다. (어째 저보다 남편이 더 심하더군요.)

25주가 지나면서 배가 제법 자리를 잡기 시작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몸 조심해”라는 인사를 듣게되었고 모든이의 시선이 제일 먼저 제 배로 온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크게 달라지지않던 몸무게도 25주를 넘어가며 눈에 뛰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평균보다 덜 쪘다며 주위에선 자상하게도 위로를 해주었지만 워낙에 통통했던 몸매가 더 둥글둥글해지는 것이 내심 신경쓰이게 되었지요. 아기의 태동은 점차 과감해지고 활발해지는데 꼬물꼬물 녀석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면 세상 어디에서도 느껴보지도 맛보지도 못한 행복이 모락모락 피어났지요.

임신 31주째인 지금…

요즘 유행하는 스키니 진이 입고 싶어서 백화점에 갈 때면 몇번이나 스키니진에 시선이 멈추기도 했구요… 날씨가 싸늘해지기 시작하니 찜질방에 가서 푹 몸을 지지고 뜨거운 미역국 한 그릇 먹었으면하는 절실함이 생기기도 했지요. 통닭에 시원한 생맥주 한잔, 맛있는 생선 요리에 와인 한잔이 먹고 싶어 ‘세월아 빨리 흘러라’ 주문을 걸기도 했습니다. 팔짝팔짝, 깡총깡총 뛰고 싶다가도 둥그렇게 나와있는 내 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하였고 평소 음식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임신 기간동안 임산부에게 좋지 않다는 라면이나 생선회, 탄산음료에도 손을 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가 태어나서 엄마를 흘겨보아도 할 말이 없네요.)

하지만 임신 기간 내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또 다른 심장 하나가 내 안에서 콩닥콩닥 빠르게 숨을 내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더 열심히 살고 싶어졌고 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함으로 타인과 가족이 될 수 있었고 또 그와 함께 가정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고 가슴 벅차기만 합니다.

임신 기간 내내 특별한 인내심으로 (임신 중에도 출근하는 저를 대신에서 살림을 도맡아 했답니다. 정말 장하죠?) 내 곁을 지켜주었고 매일 살트임 방지 오일 마사지와 태교 동화 읽기를 싫은 내색없이 꿋꿋하게 도와준 남편 덕분에 여왕처럼 편하게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출산을 2달 앞두고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고 있습니다만 이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견디어냈듯이 저도 “화이팅”을 외치며 힘을 내보렵니다. 우리 칼럼을 찾아와주시는 분들의 따뜻한 격려 또한 잊지 않을께요. 앞으로는 1.5세로서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미시 메모♡♡

이번 주에 Baby Shower를 앞두고 있고 아직 유모차도 아기침대도 준비하지 못한 게으른 예비 엄마랍니다. 선배 미시님들께서 출산 준비에 관한 유용한 팁을 주신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임신과 출산 스토리 및 에피소드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사진은 우리 아가 9주째 초음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