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한국에서 쓰던 영어의 표현이 통하지

않아서 애를 먹곤했는데 그중 몇가지를 이야기 해볼까 한다. 미국에 계시는 분들

한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지 않으셨을까? ㅋㅋ



우리나라에선 펜으로 쓴 글씨를 지울때 사용하는 수정액을 화이트라고

부른다. 수정액은 글씨를 지우는 용도외에도 다양하게 쓰이며 (내가 중학교 다닐때

교실 책상엔 화이트 낙서가 장난이 아니였다. 요즘도??) 특히 수많은

학생들에게 사랑을 받고있는 히트상품이다. 수정액이 나오기 전에

펜으로 쓴 글씨를 지울 수 있다는 지우개가 잠깐 선보인 적이 있긴했다. 돌처럼

단단한 지우개였는데 정말 펜자국을 말끔히 지워내는 놀라운 물건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는 글씨를 지울뿐 아니라 종이까지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리는데 있었다. 암튼 이처럼 대단한 수정액을 우리는 화이트라

부르는데 미국에선 화이트라는 표현이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화이트틀

빌려달라고 해도 미국애들 멀뚱멀둥 쳐다볼게 분명하다. 게다가 미국에서 White은

백인을 가르키는 말이니 조심해야한다. --; 수정액은 화이트라는 표현대신

"White Out"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강력접착제를 흔히 뽄드라고 부른다. 미국에 와서

강력접착제가 필요한 일이 생겼는데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 고민을 했엇다.

뽄드니까 좀 부드럽게 발음해서 보온~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Crazy Glue"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상당히 놀랐다.

그 당시 생각------> '미친풀이라고??'


미국에서 학교를 막 다니기 시작했을 때 호치케스가 필요한 일이 있었다.

선생님께 빌려서야겠다는 생각에 선생님 앞으로 나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Can I borrow a 호치케스?" 했다. 평소 자상하기만한 선생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아니 내가 너무 작게 말했나... 나는 더 크게 "호.치.케.스"

라고 말했다. 선생님 어쩔줄 모르는 난처한 표정까지 지어보인다. 마지막

수단으로 내가 종이 몇장을 손에 쥐고서 호치케스 쓰는 동작을 보여줬더니

선생님이 그제서야 "A stapler??" 하며 호치케스를 꺼내주었다.

아이구... 쪽 팔려라~

나중에 알고보니 호치케스는 이것을 발명한 사람의 이름이라한다. ^^


처음 미국에 와서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조차 가슴 떨리고

두려운 일이였다. (Soup or Salad를 Super Salad로 잘못 알아들어 망신당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는

그저 우스개 소리가 아니다. ㅋㅋㅋ)식당에 가면 처음에 음료주문을 해야하는데 콜라를

주문할 때 "콜라"라고 말하면 종업원이 분명히 다시 물을 것이다.

미국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의 콜라가 있다. 코카콜라, 펩시콜라.

코카콜라는 "Coke"이라 부르고 펩시 콜라는 "Pepsi"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나는 Coke을 좋아하지만 종종 펩시밖에 팔지않는 식당이나 극장이

있기 때문에 그럴때는 그냥 아무거나 마실 수밖에 없다. --;


미팅... 미팅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얼굴 모르는 남녀가 만나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Blind Date"이라는 표현을 쓴다. 미팅은 말 그대로 미팅일뿐...

미국에서 미팅은 주로 모임, 회의, 집회등을 뜻한다. 미국에서 미팅가는 사람을

남자나 여자 만나러 가는 것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

처음 미국에 와서는 미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게 너무 어색했던 걸로 기억된다.

그냥 자꾸만 한국식 미팅이 생각나서 마음속으로 낄낄 거리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미팅간다구??!!! 오모오모 좋겠당~~"


이밖에도 우리가 한국에서 쓰던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어리둥절했던

일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영어뿐 아니라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은데 그래서 지금도 어디선가 웃지 못할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여러분들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