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미국 에서) 나는 성당 고등부 단체에 푹 빠져지냈는데 언젠가 한번은

남자 애들이 어디서 그런걸 구해왔는지 속옷 카달로그를 보고 있었다. 한참 즐겁게

보고있더니 그중 한명이 "어우... 이런 팬티 입는 여잔 정말 싫지않냐? " 하는 것이였다.

함께 보던 남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일제히 동의하길래 뭔가 싶어서 살짝

훔쳐보니 팬티 고무줄이 허리까지 올라오는 아줌마틱한 팬티를 입은 여자모델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당시 내 나이 만 열여섯... 미국에 온 이후로 줄곧 한국에 계신

할머니가 보내오시는 아줌마 팬티만 입어오던 나였다. 짓궂은 남자녀석들

이야기야 못들은 척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꽃다운 열여섯에 까닭없이

알록달록 지나치게 화려한 꽃무늬 팬티를 입어야 한다는 건 어쩐지 우울한 일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 사건 이후로 처음으로 미국 속옷 가게에 들어가서 직접 팬티를 사게되었다. --;

(나름대로 슬픈 사연임...)


처음 찾은 곳은 어느 백화점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Victoria's Secret 속옷 전문 브랜드!

쇼윈도우에 걸려있는 속옷만 걸쳐입은 쭉쭉빵빵한 모델들의 사진이 매우 인상적이였다.

매장에 들어서면 유행이 지나 세일하는 속옷부터 빈약한 몸매를 커버해주는 기능성 속옷,

새색시 잠옷을 비롯해 과연 누가 저런걸 입을까 싶을 정도로 야한 속옷들도 많다.

야한 속옷들은 보는 눈이 즐거운 속옷이긴 하지만 막상 저런걸 입게된다면

상당히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살도 삐져나오고 그런다구요...ㅋㅋ)암튼 내가 찾는 것은

평범하고 심플한 숙녀용 팬티. 한쪽 코너에 가보니 내가 찾던 아무 무늬도 없는 깨끗한

색깔의 팬티들이 모여있었다.마음에 드는 색깔을 고르고 나에게 맞는 사이즈를 찾기 시작했다.

스몰 사이즈를 고르긴 했는데 아무리봐도 클 것 같았다. 에이... 세탁 몇번 하고

드라이하면 줄어들겠지 싶어서 일단 구입을 했는데 어쩌나... 이거 아무리 빨아도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게다가 이놈의 미국 팬티 ... 기장이 어찌나 긴지... 고무줄 부분이 배꼽 위와 등까지 올라올 기세다.

그제서야 비로서 미국여자들 엉덩이가 크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근데 한국여자들은 엉덩이가 크다고 하면 대부분 옆으로 벌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미국 여자들은 뒤로 튀어나온다. (좋것다~~)그리고 우리나라 여자와는 달리 외소한 체격을 한

여자들도 엉덩이만큼은 풍만한 사람이 많다. 아, 대학 다닐 땐 강의실에 앉아있다보면

팬티가 바지보다 더 기어올라와있는 여자들의 뒷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게다가 골반바지가

유행하고부터는 너나할 것 없이 팬티들을 보이고 다닌다. 너도 나도 등 구부릴 때 조심할 것!!!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는 매우 흔한 풍경임.)

도대체 왜 그렇게 팬티를 길게 만드는 걸까...흐흐흑~~~



그리고 미국여자들은 T (thong - 끈)팬티를 즐겨입는데 일명 X꼬 팬티라고도 하는데 T 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거나 하얀색 옷을 입을 때 굉장히

쓸모가 있다고 한다. 2001년 여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보니까 우리나라 속옷 매장에도

T 팬티가 나와있었는데 아직까진 낯뜨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반면 미국에선 매우 대중화가 되어있어서 누구든 즐겨입는 것 같다.(심지어는

남자들도 입는다고 하는데... 음... 상상은 금물!) 내 친구중에도 T 팬티를

매우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데 처음엔 좀 불편했는데 익숙해지다보니 이제는

보통 팬티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도 한두번 시도해봤으나 어휴... 역시 불편해~~



미국에서 팬티를 사입기 위해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여러 상표로

도전을 해봤지만 우리나라 팬티처럼 편하지 않다. 체형이 달라서 그런건지

미국이 팬티를 잘 못 만드는 건지...) 나는 팬티만큼은 우리나라 상표를

선호하게 되었다. 혹시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꼭 팬티를

사다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말이다. 우리나라 팬티는 자주 세탁해도 생명력이

꽤 질긴데다가 신축성도 좋다. 미국으로 오시는 분들, 특히 여자분들 (남자들은 큰 불편없이

미국에서 속옷을 사입는 것 같기에...) 속옷만큼은 넉넉하게 챙겨오시기를 당부한다.

우리나라 속옷이 제일이니까...


싱싱반장


보태기- 미국에서 수영장이나 바닷가를 가보면 남자들은 보통 박스형

수영팬티를 입는다. 우리나라에선 어떤 몸매도 굴하지 않고 삼각수영팬티를

즐겨입는 분위기인데 미국은 아무리 체격이 좋은 남자라도 몸에 딱 달라붙는

삼각팬티를 수영 선수같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웬만해선 입지 않는다.

삼각팬티는 게이들이나 입는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삼각은 선호하는 걸까??? --;

여자들의 경우 원피스 수영복 사기는 까다롭다. 보통 비키니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예쁘다.

그래서그런지 미국에선 뚱뚱한 여자들도 비키니를 즐겨입는다. 팬티를 배가

덮고있는 그런 풍경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장면은 역시 우리에게 자신감을 회복시켜준다.

푸하하하하~~~ 비 키 니 ... 나도 입을 수 있다!!!!



* 마음에 드는 팬티 한장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불편한 팬티

입어보십쇼. 하루종일 기분이 불쾌하고 짜증나지요.)유난히 마음에 들어서

자주 입은 탓인지 고무줄이 느슨해지고 천이 닳아 팬티를 버릴 수밖에

없게되면 얼마나 서운한지 모릅니다. (저만 그런가요?)

사람의 마음은 팬티천처럼 닳아버리지 않아 다행입니다.


지금까지 싱싱반장의 은밀한 팬티 이야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