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살 적에 나는 미제라면 다 좋은 줄 알았었다. 수입상품점에 가면

아줌마들이 바글바글 한 것을 보면서 분명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께서 미국에서 연필이며 색연필, 싸인펜, 풀등을 사오셨는데

어찌나 좋던지 서랍에다 잘 넣어두고 친구들이 놀러오면 보여주곤 했었다.

근데 그때 쓰던 풀, 크레용, 색연필이 아직도 변함없이 팔리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디자인조차 안바뀌고 팔리니 말이다. (제품은 좀 좋아졌을라나...)



지우개가 달려있는 노란 연필(한국에 살적엔 이 연필조차도 몹시 멋져보였다)은

아직도 미국에서 널리 이용되고있다. 미국에선 흔희 #2 펜슬이라고 불리는데

강의실을 둘러보면 이 연필을 쓰고있는 학생이 절반쯤 된다. 이 연필은

시험 답안지를 작성하는데 쓰이는 연필이라 시험기간에는 필수다. (일반 샤프써도 ok)

미국 학교 교실에는 대부분 한쪽 구석 벽에 손으로 돌려 깍는 수동 연필깍기가

달려있는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그만큼 연필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보면 되겠다. 그나마 좀 괜찮은 샤프나 펜을 쓰는 학생들은

다 동양인들이다. 미국아이들은 대부분 필통도 없이 연필이나 볼펜(말그대로

볼펜. 정말 두껍게 써진다)을 두어개 책가방에 넣어갖고 다닌다.

미국 학용품이나 팬시제품은 정말 싸구려틱하고 불품없는 것들이 많다. (정말 고급제품을

제외하고는...)그래서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들에겐 국산 학용품이나 팬시제품이 대인기이다.



미국에서 Made in U.S.A 를 찾기란 쉽지않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자동차 1,2,3위가 모두 일본회사 자동차이며 전자제품도 일본제품이 당연

우세하다. 그밖에 옷이며 신발, 핸드폰, 액자, 가방... (지금 내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미국제품은 거의 없다. 미국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발목까지 올라오는

나이키 운동화(농구화라고 했던가?)를 산 적이 있었다. 집에와서 자세히 보니 그 운동화

Made in Korea였다. 그 운동화는 내가 미국에서 처음 접한 우리나라 제품이였고

그때 기분은 반가우면서도 놀라웠었다. "나이키 미국거 아니였어?"하면서... ㅋㅋ


그리고 99년 7년만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위해

백화점에 갔었다. 미국에서 사가는 선물이니 Made in U.S.A로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찾았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필리핀,

홍콩 심지어 코리아도 있는데 미제는 흔치 않았다. 미제는 우리나라 수입상품점에

나와있는 것들이 거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엔 그야말로 Made in China 빼면

살 것이 없다. 옷, 장난감, 신발, 장식품 등등 괜찮은 브랜드를 들여다 보아도

Made in China가 태반이다. 옛날엔 중국제품이라고하면 은근히 불안하고 괜히 안좋아

보이곤 했는데... 요즘 그런거 따졌다가는 아무 것도 못산다. (잘 아시죠?)



미국엔 Made in U.S.A가 아닌 물건도 많지만 사람도 많다. 미제가 아니라고

무시하거나 깔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알고보면 성능이 뛰어나다.

나 역시 한국에서 만들어진 순수 Made in Korea.

비록 미국에 살지만 한국인의 진가를 뽐내며 살고 싶은 한국인이다.

미국에서 Made in Korea로 빛나고 싶다.



싱싱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