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라는 말에 익숙해져있다. 별 생각없이 우리나라,

우리학교, 우리동네, 우리집, 우리엄마, 우리 선생님... 입만 열면 "우리"라는

말이 술술 나온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좀처럼 '우리'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My country, My school, My neighborhood, My house,

My mother, My teacher... 모든지 "나의"라는 말을 붙이길 좋아한다.

이런 차이점은 비단 언어에서만 오는 것이 아닌데 미국에 온 이후로

매일같이 느끼는 거지만 미국사람들은 철저한 개인주의가 몸에 베어있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나만 잘살자. 이게 바로 미국식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친구들과 모여서 놀다가 주머니안에 들어있는 껌 한통을 발견했다면

우리들 같으면 당연히 친구들과 나눠 씹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미국애들은 대부분 주위 친구들 상관하지 않고 혼자서 껌을 꺼내 씹는다.

처음 몇번은 그런 미국사람의 태도에 몹시 불쾌했었다. 아니 어떻게

옆에 친구가 있는데 혼자서 껌을 씹지? 주기 싫으면 혼자 몰래 씹던가

할것이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 이후로 일부러 유심히 지켜봤지만

그런 유사한 일이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였다. 미국사람들은 친한

친구들끼리도 마찬가지다. 옆에서 나두 하나만 줄래? 하고 물으면

또 아무렇지않게 껌을 나눠주는 것이 미국사람들이다. 주기 싫든

좋든 껌을 나눠 씹는 것이 당연한 우리와는 다르다.



우리나라 식탁을 보면 우리는 밥그릇, 국그릇 빼놓고 찌개나 밑반찬을

온 식구들이 같이 먹는다. 늘 그렇게 식사를 해왔고 그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미국사람들은 자기 입으로 들어갈 음식에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 자기가 먹을 음식은 꼭 접시에 덜어서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찌개냄비에 숟가락 넣다뺐다 하면서 여러사람과

같이 먹는 걸 보면 상당히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있다.(물론 요즘

한국 음식을 찾아 돌아다니는 외국인들도 많지만...) 우리는

식당에 가서도 음식 몇개 시켜놓고 같이 나눠먹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데 미국 사람들은 가족끼리도 음식을 잘 나눠먹지 않는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 남자친구를 사귀었던 내 친구도 함께 식사할 때 불편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내 친구는 우리나라 식으로 음식을 나눠먹고 싶어했는데

2세 남자친구는 자기 접시외에는 손을 대지않더라는 것이다. 결국 남자친구가

변해서 같이 비벼먹고 좋아라 하긴했지만... ㅋㅋ



음식뿐만이 아니라 물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물건은 내 물건처럼 편하게 사용하지만 미국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남의 물건에 웬만해서 손을 대지않는다. 그런점에서 미국처럼

개인 프라이버시 잘 지켜주는 곳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에겐

서울에서 태어나 네살때 미국으로 이민온 사촌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는

대학교를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다녔다. 그래서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성당언니와 룸메이트를 해서 아파트에 나와 살았다. 나는

사촌언니네 집에 자주 놀러갔었는데 언니와 그 룸메이트의 관계가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다. 언니는 룸메이트가 집에 없으면 절대로 룸메이트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룸메이트가 사다놓은 음식은 허락없이 먹지

않았고 전화요금을 낼때면 하나하나 확인하고 정확하게 계산했다.

절친한 사이라면 음식도 나눠먹고 전화요금정도는 조금씩 덜 내거나

더 내도 괜찮을텐데 왜 그렇게 복잡하게 구는지 의아하기만 했다.

그러나 사촌언니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내 것이 아니니까..."



물론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의 정서도 때로는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한 아파트에 사는 노처녀를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칠 때마다 "어머~

왜 시집을 안가??" 라고 묻는 주책없는 아줌마 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국에 사는 언니에게 들은 적이 있다. 어찌나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지 심지어 옆집 숟가락 숫자까지 다 알 정도라면서 말이다. 아무리

정많은 민족이라곤 하지만 이것도 좀 심하면 문제겠다 싶다. ㅋㅋ



아무튼,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다는 점에서 미국의 개인주의는 때론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며 편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람사는데

훈훈한 정이 없고 건조할 때도 많다. 미운정, 고운정 들어가며 함께 어우러져

사는 우리나라식이 훨씬 정겹고 푸근하다고 할까...



♡♡미시 메모♡♡
포근한 봄날을 향해 가고 있는 오늘입니다.
빨리 살을 빼야 하늘하늘한 여름옷을 입고 다닐텐데...
여러분, 우리 여름을 준비하며 다 같이 예뻐지기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