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초등학교라 하지만 우리때는 국민학교라 하였으니 더 생생한 느낌을

주기위해 그대로 부름을 양해바란다. 미국 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옛 이야기에 공감하며 빙그레 웃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그리고 내가 미국에 와서 너무나 그리워한 것들이니 해외에 있는 미시님들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자세히 읽을 필요없이 후다닥 읽어도

무난한 글임.^^) 그밖에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분들은 다 같이 나눴으면 더욱 좋겠다.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키보드를 두들기는 것에 대해 양해 바라며 시작합니다~!



우리는 새학년이 되면 교과서에 예쁜 커버를 씌우고 (보통 달력을 애용)

전과(표준전과, 동아전과중 선택)를 비롯해 문제집을 구입했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템플에서 나오는 매일학습지 장학교실을 했었는데 "유치원에서

대학을 갈 때까지"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매일 집으로 날아오던 그 학습지 뒤에는

숨은 그림 찾기가 있었는데 그것만큼은 매일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덕분에 성적은 별로 오르지 않았지만 숨은 그림 찾기만큼은 자신있게 잘할 수 있다.

그땐 준비물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기본적으로 실내화주머니와 도시락가방

그리고 미술시간이 있는 날은 미술도구를 준비해가야만 한다. 한창 서예시간이

있었을 때는 벼루 들고 다니느라 고생 좀 했다. 혹시라도 깨질세라 조심 조심~~

준비물을 안 가져오는 날은 대게 벌을 서야함으로 매일 저녁 준비물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안 가져와서 벌서기 좋은 준비물로는 신문(폐품),

왁스걸레가 제일 이였다. 왁스걸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정말이지 우린

6년 내내 교실바닥 청소에 앞장섰었다. 우선 나무바닥에 왁스칠을 잘 해야만 한다.

왁스에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단단한 비누모양 왁스로는 바닥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도 쓸 수 있었고 구두약통처럼 생긴 통에 들어있는 크림식

왁스도 있었다. 깨끗이 청소하려면 분홍통에 들어있던 물왁스가 제일 수월한 편이었다.

책상을 교실 한쪽으로 밀어놓고 일렬로 쭉 주저앉아 손이 쏙 들어가는 걸레로

교실바닥을 문지르던 우리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난다.



그리고 불우이웃 돕는다며 쌀을 걷어서 내기도 했고(많은 아이들이 라면봉지에

쌀을 담아왔다), 군인아저씨들에게 보낸다면서 선물을 걷기도 했다.(대표적인 것으로

손톱깍기가 있었다. 정말 군인들에게 전해졌는지 매우 궁금) 근데 요즘에는 이런건

안하지싶다. 뭐 손톱깍기 없어서 손톱 못깍는 군인 아저씨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아, 매년 채변을 걷었었는데 작은봉투에 대변을 담아가야만 했었다.

(아직도 하는지 정말 정말 궁금하니 혹시 아는 사람있으면 연락해주길)

이 날이되면 꼭 배변을 해야만 하는데 평소엔 잘 나오던 게 꼭 이런 날이면

고생끝에 나오곤 했었다. 대변을 담는 방법도 가지가지였는데 변기 물에 빠지기

전에 건지려면 신문지 위에서 일보다가 대변이 나올만 할 때 엄마가 젓가락을

이용해 밤톨만큼 잡아 끊어주는게 좋다. 이때 볼일 보는 사람도 조절을 잘

해야만 한다. 설사라도 하게되는 날엔 별 수 없다. 가족중 누군가의 대변을

담아가는 수밖에.....



국민학교때는 선생님께 맞기보다는 주로 벌을 섰던 것 같은데 제일 쉬운 것은

좀 쪽팔리긴 하지만 교실 뒤로 나가 서있거나 벽보고 서있기였다. 그리고 제일

만만한게 엎드려뻗치기인데 악독한 선생님들은 강도를 더해 주먹을 쥐거나

한발을 들거나 머리를 박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오토바이(투명의자라고도 함)란게

있는데 오토바이 타는 자세로 서있는 벌이였다. 나중엔 팔도 저리고 다리에

힘도 빠지고 암튼 정말 온몸이 괴로운 벌이였다.

그시절 선생님들은 연대정신을 부르짖으며 단체기압을 많이 줬던 걸로 기억한다.

(단체기압으로는 주로 오리걸음, 토끼뜀뛰기, 책상위에 무릎꿇고 앉아서 손들기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지만 그땐 정말 학교인지 군대이지 구별이 안되었을 정도이다.



학기초에는 반장선거가 있는데 이 시기가 되면 정말 많은 소문들이 돌고 돈다.

매년 반장직을 했던 아이들은 선거유세를 하기도 하고 투표때 자기 이름을

써내서 (한표밖에 못받으면 금방 티가나다.) 망신당하는 애들이 꼭 있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비리에 대한 소문도 들리는데 누가 뇌물로 연필을

돌렸다더라 뭐 이런 것들이었다. 그리고 반장, 부반장으로 뽑힌 아이들은

한턱 낸다고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었다. 칠판에 떠드는 사람 이름을

적을 수 있는 권한때문이었는지 모두들 반장이 되고싶어했고 반장 주위에는

아부하면서 쫓아다니는 졸개들이 꼭 있었다.


신체검사도 생각난다.

저학년 때는 정말 속옷만 입혀서 했었고 (팬티바람에 옆반으로 심부름을 보내기도

했다. 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했군.) 고학년이 되니까 체육복을 입을 수

있게해주었다. 장난이 심한 남자 애들은 속옷만 입고 뒤어다니기도 했고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이상한 웃음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스승의 날엔 특별수업이 있었는데 학부모중 한분을 초청해서 명예교사라는 것을 했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누구누구 엄마래'하면서 수군수군 거리곤 했다.

그리고 어린이날에는 반장, 부반장들 엄마들이 오셔서 빵이랑 요쿠르트,

연필이랑 공책같은 것을 선물로 나눠주시기도 했었다.

6학년이 되면 반마다 돌아가면서 주번이란 걸 하게되는데 주번이되면 이름표

안달고 오는 애들이나 복도에서 뛰는 애들 이름을 적을 수가 있었다.

이름이 적혀진 애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수요일과 토요일엔 아침마다 명상의 시간이란 것도 했었다. 스피커에서

'명상의 시간.... 오늘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입니다' 뭐... 이런 음성이

들려오면 노트를 꺼내 그날의 내용을 적어야 했다. 보통 교실이 너무 어수선하고

시끄러워 제대로 내용을 이해해본 적이 없는 듯 하지만 늘 교훈이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줬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둘째 시간이 끝나면 방송에서 들려오는 노래에 맞춰 체조를 했었다.

그리고 주번이 가져온 초록색통에 담긴 우유를 마셨다. 참고로 나는 그시절

우유 마시는게 너무 싫어서 주로 화초들에게 나눠주었다.

일주일에 한번은 학급어린이 회의라는 것도 했었는데 반장이 앞에 처음엔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했다. 참... 애국심이 강한 우리였다.

그리고 반장은 "건의사항 있습니까?" 뭐... 이런걸 물어보며 진행했던 것 같다.

건의사항으로는 지우개 털 때 조심합시다, 책상줄 잘 맞춥시다,

청소시간에 장난치지맙시다 등등이 있었고 회의는 교가를 부르며 끝냈던 것 같다.

발표하려면 꼭 손을 들고 해야하는데 여기저기서 "저요!"라고 외친다.

선생님께서 조용히 손만 들라고 나무라면 아이들은 입을 꼭 다물고 애절한

표정으로 손을 쭉 뻗는다. 그리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보기도 하고 팔을 좌우로

흔들어 보기도 한다.

To be Continued....


♡♡미시 메모♡♡
오랜만에 어릴적 추억에 잠겨봅니다.
발랄하고 싱싱했던 어린날을 떠올리며 오늘도 상큼한 하루를 살아볼렵니다.


어린 시절이 그리운
싱싱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