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게으름을 피웠네요.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계속 이어지던 쪽지 질문의 열풍(^^)이 한풀 꺽이고 좀 여유로와졌습니다. 이제는 쓰기 지도에 대한 간단하지만 중요한 tip들을 이어볼까 합니다.

먼저 "Show and Not Tell" (이 용어와 글의 요점은 "Reading, writing, and learning in ESL" 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프리스쿨이나 킨더아이들이 많이 하는 Show and Tell 이란것을 아실겁니다. 집에서 가져온 물건 같은 것을 반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죠. 이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고 학년이 올라가면 단순히 "telling the story" 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Show" 보여줄 수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식 좋은 글이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쓴이가 말하고자하는 상황, 사건을 얼마만큼 그대로 떠올리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유명한 작가 D.H. Lawrence는 좋은 글이란 그 속의 인물들이 단순히 계단을 올라가서는 안된다고 했답니다. 그들은 반드시 15개나 40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했답니다. 다시 말해 읽는 사람이 글 속의 인물들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긴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지 단숨에 알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럼 telling sentence와 showing sentence의 예를 우리말로 함 들어보겠습니다.

Telling sentence: 밴드는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Showing sentence: 밴드가 연주를 하는 동안, 드럼은 내 귀를 때리는듯 했고 기타는 나에게 소리를 지르는 듯했습니다. 나는 다시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기나 할까 걱정스러웠습니다.

읽으시기에도 어떤 글이 그 시끄러움을 잘 전달해주고 있는지 금방 느껴지시죠? 아이가 telling을 할 수 있는 초급이상의 수준이라면 학교에서 해온 작문을 보시고 이러한 telling 문장들을 어머니께서 골라내주세요. 그래서 그 문장을 showing 하는 문장으로 바꿀 수 있도록 같이 이야기 하시고 궁극적으로는 아이가 자신의 목소리로 그 문장을 고쳐볼수 있도록 해주세요.

우리 주변의 잘 된글을 예로써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어머님들도 느끼셨겠지만 우리를 감동스럽게 하는 것은 언제나 어마어마한 사건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나치게 일상적인 순간들을 생생하게, 무릎을 탁치며 동감이 가게하는 작가의 섬세함 속에서 나오니까요. 아줌마가 된 저는 개인적으로 유리작가님의 AM 00:30 칼럼을 좋아합니다. ^^ 앗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이렇게 글을 "보이도록" 쓰다보면 글이 자연히 길어질겁니다. 하지만 늘 긴 글이 좋은 글이라고 할 순 없죠. 담엔 작문 안에서 효과적으로 문장을 응집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