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을 갔던 날..

딱히 살 것이 있어 갔던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싸다길래

충동심리 40%, 호기심 60%로 나선 길이었습니다.

새벽 6시 쯤이었을까요?

어스름한 새벽길을 뚫고 도착한 쇼핑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파킹할 자리를 찾지못해 돌고 돌고 돌기를 몇 번.

결국 길가에 파킹을 하고 들어간 곳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어릴 때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 동네에서는

'도떼기 시장 같다.'라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쇼핑하는 사람들의 수가 어찌나 많고 정신없는지

나역시도 '도떼기 시장 같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 새벽에 일어나 쇼핑하러 간 정성이 아까워서

그렇게 싼 것 같지도 않은, 싸봤자 평소보다 1,2불 싼 물건들..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몇 개 집어왔습니다.

그날 이후로 블랙 프라이데이는 내 인생에서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날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말은 더 이상 그날은 쇼핑을 하러 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어제..블랙 프라이데이엔

학교에서 휴가차 온 아이들을 데리고 오후 쇼핑을 갔더랬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였는데도 발 디딜 틈이 없이 많은 사람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청바지와 점퍼를 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문득 블랙 프라이데이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열된 모든 물건을 카드나 캐쉬로 결재를 하고,

맛있는 먹거리도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고,

돈만 있으면...안되는 게 없어 보이는 풍경.

이런 풍경은 사실 쇼핑을 할 때만 느끼는 느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전 어느 때보다도 어느 곳에서든지

'돈만 있으면', '돈으로 안되는게 없다'라는 주의가 판을 치니까요.

과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없는 것일까요?

단란한 가정은 어떤가요?

그것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입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결코 단란한 가정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참고 존중하는 가운데 얻어지는 것이니까요.

진정한 만족감은 어떤가요?

그것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천하를 다 가진 사람은 또 다른 천하를 꿈꾸고

지금 가진 천하를 잃을까 전전긍긍하게 마련입니다.

진정한 만족감은 분명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할 때 느껴지는 온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일 테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한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 점을 주제로 한번쯤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