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셋째날은 하루종일 선상에서 놀기였습니다.
배는 깊은 바다 한 가운데...그저 떠있는게 아닌지
다른 날과는 달리 아침부터 흔들거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갈 때도 어질..
방으로 들어가서도 어질..
그렇게 어질거렸지만 배에서의 마지막 날을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죠.
일단 지난밤 하지 못했던 스파에서 딸아이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들녀석과 남편은 둘이서..자유시간 갖는걸로~~^^
어디를 둘러봐도 그저 망망대해..
따뜻한 스파, 시원한 공기, 약간 흐린 하늘, 출렁거리는 물결..
크루즈에서 스파는 꼭 해볼만한 경험인게 확실합니다.
스파에서 나와 온 가족이 다시 합류.
배 앞머리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위치상 영화 타이타닉에 나왔던 장면을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었으나
나는 나대로 떨어질까봐 무섭고..
남편은 남편대로 그런 장면을 연출하는게 쑥스럽고..
그저 안전한 자세로 사진만 찍었네요.
그리고선..미니골프..
믿어지지는 않지만 생애 최초 홀인원도 했네요.^^
9개 정도 되는 홀을 돌고나니 흐렸지만 땀이 비질비질나더군요.
그것도 운동이라고..^^
오후에는 춤 강좌 구경을 하고
게임 오브 더 러브라는 쇼 구경을 했습니다.
결혼한 부부들을 무대로 초대해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알아보는 게임이었죠.
사회자의 질문에 나는 얼마만큼 대답할 수 있을까?
과연 나는 남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시금...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셋째날 저녁 드레스 코드는 크루즈 캐주얼이었습니다.
입던 옷 그대로 편하게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디너 식당에 준비된 와인이 아니라도 각자 준비해온 와인을 마실 수가 있다고 하길래
딸아이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사준, 미리 준비해간, 와인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 와인을 마시겠다고 하자
웨이터 왈,
코르크 따주는 fee가 따로 청구된다고 합니다.
얼마냐 물으니...15불..이라고..
헉..
꼴랑 3초 소요되는 코르크 따는 일에 15불이라고?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준비해 간 것을 안 마실 수도 없고
돈이란건 또 그럴 때 쓰라고 버는 것이고..
기분조옿게~ 15불 썼네요.
아들 녀석만 조용히 물 마셨다는..^^
저녁을 먹으며 이번 크루즈 여행에 대해 각자의 소감을 이야기 했습니다.
모두들...좋았다며..하지만
김치가 없어 아쉬웠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 음식이 있으면 며칠 더 있을 수 있겠는데...."
역시나 남편에겐 음식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나 봅니다.
마지막날..
이제 내일이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지만
여행이 주는 의미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우리에게 힘을 줄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인해 더 튼튼하고 단단한 가족의 띠로 연합될 것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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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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