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본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하지만 빛이 있어도 볼 수 없는 게 있습니다.오히려 눈을 감아야 보입니다. 그리운 사람,
저 산 너머 고향이 그렇습니다.
때론
현혹되지 않기 위해 눈을 감습니다.
진실은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 조용철 포토에세이《마음풍경》중에서 -
10월 중순을 돌아 하순으로 넘어가는 길.
달력에 가을이라고 이름 붙여진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어제 오늘은 한낮의 날씨가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합니다.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슬슬 해가 기울고 시원한 바람이 창을 통해 들어옵니다.
금요일 오후...
왁자지껄한 소리 하나 없이 사방은 고요하기 그지 없습니다.
지긋이 눈을 감아 봅니다.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 둘 씩 떠오릅니다.
매일..
순간순간...
어쩌면 내가 바쁘게 움직이고 정신 없을 그 시간에도
그리운 이들은 늘 나와 함께 산다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낮의 더위를 무너뜨린 가을의 시원한 바람결이 함께 하는 이 시간엔 더더욱
그리움에 몸살을 앓을 지경입니다.
아이들의 학교가 그리 먼 것도 아닌데..
"애들이나 한번 보고 올까?" 하면
남편은..
"그러지마..애들도 각자 스케줄이 있는데..."
하며 제동을 겁니다.
'그렇지...맞아..애들도 이제 어른인데..각자 스케줄이 있는데...
엄마가 보고싶다고 불쑥 찾아가면...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겠지..
보고싶다고 찾아가는게 능사는 아니지..암...그렇고말고...'
포기가 빠르면 마음도 편해지는 법.
엄마의 포기로 아이들은 자신의 스케줄에 구애받지 않은 시간을 살아가겠지요.
뒤뜰의 석류는 알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빠알간 속살을 드러내고,
한 바구니 따온 단감은 저리도 잘 익었다 제 맛을 뽐내는데
이 가을...내 그리움은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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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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