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어 번씩 밤에 안부 전화를 하는 대학 2년차 아들래미.
어젯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스피커 폰을 켜놓고 남편과 함께 셋이서 통화를 하는데
아이 목소리가 잔뜩 풀이 죽어 있었습니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아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공부가 너무 힘들다고...
과연 이 공부를 좋아서 계속 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결국엔 울먹이고 맙니다...ㅠㅜ
"지금 잘하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 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나 상투적인 위로의 말로 아이에게 힘을 실어주지만
정말 아이에겐 힘이 실렸을 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딸아이와 통화를 해보니
우리와 통화하기 전 날.
이미 그 점에 대해 자기에게 고민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뭐가 문제인 것 같아?"
라는 나의 물음에
딸 아이는
"실패하는 것이 불안한 모양이에요. 자기 인생이 실패할까봐 걱정되고..
엄마, 아빠 기대에 못 미치는 것도 걱정되고.. .
제가 대학교 2학년이 제일 힘들다고 말해줬어요.
나도 그랬다고..
너무 걱정마세요. 잘 이겨낼거에요."
딸아이와의 통화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나니 엄마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우리 아들에게 도움이 되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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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에게 ^^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발 시려...^^
밤 새 잘 잤니?
어젯밤 울 아들의 전화를 받고 엄마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단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당장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다.'
하지만 엄마는 그저 안스러움에 마음만 아플 뿐,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결국 아들의 몫임을 알았단다.
대학 2년 차.
생각해보면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
어른이 되긴 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완전한 어른도 아니고 어중간한 상태.
앞날도 불안하고,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걱정도 많은데다
공부는 또 얼마나 많은지..ㅠㅜ
다른 사람들은 잘도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이 없어질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 역시 너처럼 겉으로 고민을 하지 않을 뿐 다들 힘든 시기일거야.
아들아,
얼마 전에 읽은 기사에 이런 내용이 나오더라.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무엇입니까?
거짓된 성공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위해 노력하다가 실패할 경우
그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조처를 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않더라도, 최소한 실패한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짓된 성공은 다릅니다.
거짓된 성공의 길을 걷는 사람은
실제로는 중요한 것을 잃고 있으면서
자기가 성공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실패'하면 내 인생은 끝장인데..
그런 마음 가져보지 않은 사람, 아마 이 세상엔 없을거야.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낯선 곳이니까.
하지만 기사에서 말하듯
열심히 노력하다가 하게 되는 '실패'는
적어도 실패한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어
더 잘할 수 있는 힘을 주기에
거짓된 성공보다는 훨씬 나은거란다.
우리 아들의 인생도 어쩌면 여러가지 실패가 있겠지. 앞으로~~
엄마도 그렇거든.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실패를 잘 이겨내고 견딘 덕택에
오늘의 '행복한 엄마'가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말고 노력해보길 바라.
노력을 했는데도 실패했다면 최선을 다한 그 과정을 기억하자.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거야.
너에겐 엄마도, 아빠도, 든든한 누나도 있으니까
적어도 네 편이 세명이 있음을 기억하는거야.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내는거 알고 있니?
우리 아들..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온거 우리 식구 모두 잘 알고 있어.
그러니 부담 갖지말고...o.k?
힘들 때는 힘들다고...
아플 때는 아프다고..
슬플 때는 슬프다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네가 말하지 않으면
엄마는 네가 힘든지, 아픈지, 슬픈지, 괴로운지...모르고 지나가겠지만
너 혼자 짊어질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겁잖아.
그러니 앞으로도 꼭 그렇게 말해줘.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우리 아들.
오늘 큰 시험이 있다고 했지?
지금 당장은 그 시험이 네 인생의 전부 같아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엄마 나이가 되어보면
'그때 그런 시험을 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것도 아닌 일인 경우가 많단다.
그러니..
혹, 시험 하나를 망쳤다고
절대 '절망'하지 말기를.....^^
오랜만에 긴 편지를 쓰고나니
엄마 맘이 한결 가볍네,
요 며칠~~ 우리 새끼들 보고싶어
그리움에 몸살을 앓았거든..ㅋㅋ
힘내고!
필요하면 도움을 청하고!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도와주고!
이 가을~~
멋진 아들로 한 뼘 더 성장하길 바라.
홧팅!!!!
love,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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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로 우리 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제...부치러 갑니다.=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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