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의 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밀가루를 싣고 빵 공장을 향해 가는 차와 시멘트를 싣고 벽돌 공장으로 가는 차였다.

가다 보니 오줌이 마려웠다.

두 차의 운전 기사는 같은 시간에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갔다.

한 사람이 먼저 나와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다른 사람도 나와 차에 올랐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까 그 차가 아닌 듯 했다.

그 사람은 중얼거렸다.

"알 게 뭐야!"

다른 운전 기사도 차가 바뀐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도 중얼거렸다.

"알 게 뭐야!"

밀가루를 실은 트럭은 벽돌 공장에, 시멘트 트럭은 빵 공장에 도착했다.

벽돌을 만드는 사람은 밀가루를 물에 풀어 벽돌을 찍으며 중얼거렸다.

"이 시멘트는 꼭 밀가루 같군, 하지만 알게 뭐야!"

빵 공자에서도 빵을 굽는데 시간이 걸리고 색이 시꺼매졌다.

빵 만드는 사람은 중얼거렸다.

"알 게 뭐야!"

밀가루 벽돌은 집 짓는 곳으로 옮겨졌다.

시멘트 빵은 빵집을 거쳐 집집마다 배달되었다.

이윽고.....

"우르르, 폭삭.."

"와지직."

"아야, 앙앙.."

집은 무너졌다.

사람들은 이를 다치고, 배를 움켜쥐었다.

<이현주의 동화-선생님, 이야기 해주세요 중에서- >

우리집에서 도보로 10분 쯤 가다보면 대학교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 주변에 몇몇 집은 학생들이 집을 빌려쓰고 있는데요.

우리집 왼쪽에 위치한 집도 대학생들 네명이 빌려쓰고 있는 것 같은데

한번은 늦게까지 파티를 하는 지..왁자지껄..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집안에서 떠드는거야 잘 들리지 않아 별 상관이 없지만

대로에 나와 떠드는 것은 온 동네 사람들을 다~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었지요.

그것도 뭐..그러려니...했습니다.

잠자는 것에 그다지 심하게 영향을 주는 일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 나가보니 길에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집 메일 박스를 완전 구겨(?)놨지 뭡니까?

마침 페인트 칠이 벗겨져서 조만간 손을 봐야지...했던건데

이것은 뭐 손을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새것으로 교체해야 만 하는 지경이었습니다.

새벽에 떠드는 것도 모자라

남의 재산까지 박살을 내놓으셨네...싶으니

그들의 안하무인에 잠시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마침, 옆집에 한 청년이 나와 비몽사몽 앉아있는 모습이 보여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지요.

그랬더니 미안하다고...자기가 물어주겠다고....나름 정중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거기에 살짝 마음이 약해져서..사실은 자식같은 생각이 들어서..^^

됐다고, 어차피 교체할 생각이었다고, 다음부터는 조심해주면 좋겠다고...

상냥하게 이야기하고 돌아섰습니다.

메일박스를 새것으로 달아놓으니 좋기는 좋았습니다만,

모두가 자는 시간에 대로에 나와 떠들고, 남의 재산에 흠집을 내는 행동들은

결국 '알 게 뭐야!' 라며 자기만 생각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요?

한국에 사는 오빠는 자신의 회사를 green company (녹색회사)로 만들겠다며

2년 전부터 BMW를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BMW-Bus, Metro, Walk)   

그리고 최근에는 회사 사람들과 함께

용지 없는 회의,  하행 엘리베이터 안 타고 계단 걷기, 1회용 컵 안쓰기, 대기 전원 off 등의

녹색 생활을 실천한다고 합니다.

오빠가 몸소 실천하는 약간의 불편함은

결국 나만 잘살고 잘해보겠다는 '알 게 뭐야!' 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두모두 잘 사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도랑치고 가재 잡는, 상대도 배려하는 행동입니다.

지구촌이 계속되는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세계의 정상들이 모여 그것들에 대해 논의하고 답을 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것은 인간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해 보입니다.

우리가 계곡에 놀러가서 몰래 버렸던 쓰레기 한 조각이..

무심코 개수대에 버렸던 오래된 기름 한 방울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도 꼭 차를 이용해야만 하는 그 게으름이..

얼마든지 공짜로 제공되는 마켓의 비닐 봉지가..

편리함만을 위해 개념없이 사용했던 수많은 일회용품들이..

그것들이 결국 부매랑이 되어 지금의 재난을 초래하는 건 아닐까요?

그것들은 결국 '알 게 뭐야!'라는 나만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요?

저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꿔나가면

'나쁜 내 행동을 누가 보는지 알 게 뭐야!' 가 아니라

'나의 좋은 행동을 누가 보는지 알 게 뭐야!'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