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많은 재산이 아니라 함께 누리고자 하는 '희망'이다.

이런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부유해지면 함께 나누고, 가난해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이상각의 '생각이 자유로우면 거칠 것이 없다' 중에서---->

지난 주부터 섬머타임이 시작됐습니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늦게까지 해가 있어 시간을 번 듯한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나는 일찍 일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섬머타임이 좋습니다.

한시간을 앞당김으로 한시간을 더 살아, 하루 25시간이 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1시간..

그 한 시간은 어쩌면  그동안 내가 깜빡 잃어버리고선,

내가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한시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섬머타임이 시작하고 어느날.. 그잃어버린 한시간을 다시 찾았을 뿐이라고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을 뿐이라고요.

추억을 함께 나눴던 잃어버린 친구를 다시 곁에 둘 수 있는 것이 그렇듯...
책갈피 속에 꽂아둔 어느 가을의 빛 바랜 단풍잎이 그렇듯..
무심코 쑤셔놓은 만원짜리 지폐를 외투를 꺼내 입으며 우연히 발견했을 때가 그렇듯...
이것저것 정리하다 다시 읽어본, 내 힘들었던 날, 내게 의지가 되었던 가족들의 옛편지, 옛사연들이 그렇듯...
문득 다시 읽어본 책 한 구절의 깊은 감동이 예전과 똑같이 다시 살아날 때 그렇듯..
그렇게 늘 그자리에 있었지만 다시 찾음으로 오히려 새로움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요.

섬머타임이 시작하고 봄의 햇살을 즐기는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앞뜰에 심어놓은 카라꽃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뒤뜰에는 제법 그럴싸한 텃밭에 상추며, 고추며, 쑥갗이

색깔도 선명한 초록빛으로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모습을 갖췄으니까요.

맨땅에서 돋아나는 초록빛은 그래서 더욱 희망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지구촌 곳곳에 여러가지 재난이 있어도, 여전히 땅은 그 강한 초록빛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그 꿈틀거림으로 인해 우리는 희망을 보게 되니까요.

한시간을 더 벌어 하루 25시간이 된 듯한 그 느낌처럼 희망은 더욱 더 자라

언젠가는 재난이 휩쓸고간 자리에도 꽃이 피고 모두가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진정 그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