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브랜다이스 체육관에서 농구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 팀이 잘 뛰자,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응원 구호를 외친다.

"우리가 1등! 우리가 1등!"

모리 교수님이 부근에 앉아 있다.

그는 이 구호에 어리둥절해 한다.

그래서 "우리가 1등!"하고 외치는 중간에,

벌떡 일어나서 그는 소리친다.

"2등이면 어때?"

학생들이 그를 바라본다.

그들은 구호 외치기를 멈춘다.

선생님은 앉아서 승리에 찬 미소를 짓고 있다.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중에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세상에는 1등을 놓친 아이에게 "2등이면 어때?"하고 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몇이나 될까?'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엄마일까?'

요즘 미국은 12학년들 대학 원서 시즌입니다. 

우리집도 작은 아이가 이번에 원서를 넣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요즘 원서 쓰느라 신경 많이 쓰이시죠?" 묻습니다.

"그렇죠..뭐~" 하고 얼버무리지만 신경 안 쓰인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얼마전 뉴스에서 대졸 실업자가 고졸 실업자를 넘어섰다는 통계를 접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대학 교육의 최종 목표가 직업을 갖는 것이고 보면,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되는 것이 기실 문제는 문젭니다.

어떤 사람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돼 다시 기술학교를 다닌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아예 처음부터 기술학교에 적을 두고 바로 취직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것이 현명한 길인지는 각자가 선택할 문제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최고학부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1등을 하면서 불행한 것보다

2등을 하더라도, 혹은 꼴등을 하더라도 행복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버는 데 하루 온종일이나 일년을 몽땅 바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가끔은 석양을 바라보고, 하늘을 넘실대는 구름으로부터 교훈을 얻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는 1등을 했지만 불행한 사람이 있고,

꼴등을 했지만 행복한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1등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 사람도 있겠고

꼴등도 하고 불행하기도 한 사람도 있겠지요.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 않아 그 비율은 잘 모르겠지만

최고라는, 보이지않는 올가미에 걸려 아이와 함께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내려놓고, 내 아이를 똑바로 보고,

2등이어도, 꼴등이어도 최선을 다한 것에 박수를 쳐주는 엄마가 되기를~

진정 그런 엄마이고 싶습니다.

1등이 아니어도 좋아~

2등이면 어때?

최선을 다한 너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