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동강의 문산 나루에서 한 학생이 강 건너 문산 초등학교에 가기 위해 나룻배에 오릅니다.

막 떠나려던 나룻배가 "같이 가요!" 하는 소리를 듣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물살이 세어 배를 대고 있기가 어렵고 바쁜 이도 있어 미안하지만

잠시 기다려 주었기에 이제는 학생과 같이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나룻배가 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는 강을 건너고 있을 때가 아니라

손짓하며 달려오는 마지막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 때입니다.

기다린다는 것.

소식을 기다리고,

만나기를 기다리고,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열매 맺기를 기다리고,

건강하기를 기다리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함께하기를 기다리는 이 마음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가장 큰 기쁨일 수도 있습니다.

떠나지 않고 기다려 주는 나룻배가 아름답듯

떠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월간 좋은 생각 중에서>-----

봄방학을 맞아 푸에토 리코로 봉사활동을 떠난 딸아이가 오늘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방학을 시작한 바로 그 다음날 떠나 일주일 동안 꽉 짜여진 일정을 보내고 온 것입니다.

내일이 바로 새 학기가 시작하는 날인데...시차 적응도 필요할 텐데...

엄마의 그런 걱정도 잠시~

아이는 그곳에서 경험한 많은 것들 중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너무 많다며

오히려 잔뜩 들떠있습니다.

지난 일주일은 여행을 간 아이가 무사히 잘~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이제는 아이를 만나 여행기를 들을 날을 기다립니다.

지난 10월,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갑자기 위암 진단을 받고

상당한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약물로 항암치료를 받는 중인데

그 항암치료란 것이 음식을 역겹게 하고, 냄새를 맡기가 힘들게 하는 모양입니다.

30파운드 이상 살이 빠져서 예전의 통통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나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여전해서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격려를 주고 있습니다.

10월이면 언니의 항암치료도 다 끝나게 되어있어

그때부터는 재발하지만 않게 주의하면 된다고 합니다.

언니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다립니다.

예전처럼 통통해져서 건강한 모습이 되길 기다립니다.

그 기다림에 간절함도 더해봅니다.

입가의 톡 튀어나온 점이 가끔 심술궂어 보인다며

지난주 남편은 병원에 가서 점을 뺐습니다.

점의 뿌리가 깊어 상당히 큰 공사였다고 하는데

얼마동안은 감염이 되지 않게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고 다녀야 한답니다.

어쩌면 남편은 점 뺀 자국이 빨리 아물어 밴드를 떼고 다니기를 기다리지는 않을까요?

지난 달, 시골에 사는 시어머님을 뵈러 남편이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매번 통화 때마다 "보고싶다...보고싶다..." 하시니

어찌어찌 짬을 내어 2주 방문을 다녀온 것이지요.

남편을 기다리던 어머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아들에게 줄 고추가루와 김과 참기름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행복하셨을까요~

기다림은 과연 그런 것이 아닐까요~

준비하는 과정이 어쩌면 힘들고, 고단하고, 어려워보여도

기다림의 끝을 생각하면 충분히 견딜만하고,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것...

바로 그런 것이 기다림이겠지요.

그것이야말로 아름다운 기다림이겠지요.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어떤 이는 멀리 떠나 살고 있는 아이의 소식을 기다리고,

어떤 이는 좋은 짝 만나기를 기다리고,

어떤 이는 상황이나 상태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어떤 이는 뒤뜰에 심어놓은 나무가 열매 맺기를 기다리고,

어떤 이는 아픈 친구가 건강해지기를 기다리고,

어떤 이는 떠난 님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어떤 이는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함께하기를 기다립니다.

참으로 기다림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