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행연습..

영어로는 리허설이라고 하지요?

실전에 임하기 전에 마치 실전처럼 그대로 똑같이 하는 연습.

큰 행사를 하기 전에는 어김없이 예행연습이 시행되고,

실전은 예행연습에 했던 것처럼 그대로 똑같이 행해지게 됩니다.

그나저나 뜬금없이 무슨 예행연습이냐구요?

사실은 우리 부부가 지난 일주일 동안 아이들 없이 둘만 사는 연습을 했습니다.

둘째 밴드부에서 단체로 하와이 여행을 가게 되어

우리 부부만 살게된 날이 일주일 주어진 것이지요.

저는 그 일주일을 제 2의 신혼으로 돌아가는 예행연습을 하는 시간으로 여기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올 9월에  둘째마저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어

영락없이 9월부터는 우리 부부만 남게 되거든요.

그러니 실전에 들어가기 앞서  미리 연습을 한다~ 생각해본거죠.

결혼 22년 차..

서로 존중하며 제 2의 신혼을 즐기는 일..

둘이서 알콩달콩 행복하고 재미나게 사는 일..

일단 그렇게 목표를 정하자

엄마의 역할이 많았던 지금까지의 나에서

아내의 역할로 전환한, 남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새로운 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시간이 없어진만큼

아침엔 좀 더 느긋하게 남편과 더 많은 대화를 하고,

부부 동반 모임에도 굳이 아이들 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여유를 부립니다.

22년 전, 그때의 그 풋풋한 새댁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진지 오래지만

여전히 서로를 보듬고 사랑하며, 하찮은 것들로 큰소리로 웃을 줄 압니다.

아이들의 빈 방이 조금은 쓸쓸해보이지만

그래도 환하게 불이 켜진 거실엔 늘 남편이 있고,

때가 되면 식탁을 차리는 아내가 있습니다.

각자가 바쁘게 보낸 일주일이지만

서로가 가장 가까웠던 일주일.

제 2의 신혼을 시작하기 위한 예행연습.

아이들이 있든지, 없든지 그다지 변화된건 없었지만

둘이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할 필요를 느낀 시간임에는 분명합니다.

때로는 곁에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모르고 지나치고,

떠나고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체감하는 일이 많습니다.

지금 곁에 있는 나의 남편, 아이들의 아빠..

당신의 무거운 어깨에 혹시 짐을 하나 더 얹어주고 있지는 않은지

늘..점검하고...점검하고...점검하며 산다면

다시 누리게 되는 신혼의 삶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