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 건강 연구소는
자녀 양육에 성공한 것으로 생각되는 부모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서 자녀 양육에 성공한 부모란,
21세가 넘고 “모두 생산적인 성인들로서 외관상 분명히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
자녀를 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 부모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개인 적인 경험에 근거하여, 다른 부모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언은 무엇인가?’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이러합니다.
‘사랑을 듬뿍 주라’,
‘건설적인 징계를 베풀라’,
‘함께 시간을 보내라’,
‘자녀에게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가르치라’,
‘상호간에 존중심을 기르라’,
‘그들의 말에 실제로 귀기울이라’,
‘훈시보다는 지침을 베풀라’,
‘현실적이 되라’

칼럼을 쓰면서 제가 하고자 한 내용이 모두 이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비단 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 뿐만아니라 우리 시대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육아서, 자녀양육서에서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너도 나도 목청껏 이야기하고, 떠먹여주 듯 반복시켜 주는 데도
8가지의 조언을 생활에서 실천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마치 눈으로 읽어낼 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쉬워보였던 요리가
막상 현장에서 해보려할 때 마음처럼 쉽지 않은 것 처럼요.
프린트해서 냉장고에 붙여보고, 한구절 한구절 암기도 해봅니다.
그리고 암기했던 것들을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하려고도 합니다.
하지만…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8가지 조언들 모두 주옥같지만,
자꾸 읽다보니 뭔가 하나 빠져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 아무리 자녀에게 사랑을 듬뿍 준 들..
제 아무리 건설적인 징계를 베풀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존중심을 가르친 들..
부모가 ‘본’을 보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자녀에게는 기껏 사랑을 듬뿍 주면서
부모가 남편 알기를, 아내 알기를 우습게 아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아이는 과연 진정한 사랑을 알 수 있을까요?

자녀에게는 옳고 그른 것을 가르치면서
부모가 걸핏하면 거짓말하고, 남을 속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아이는 과연 진정한 옳고 그름을 알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자녀를 가르치면서
부모가 인종 차별을 하고, 나보다 못한 이를 얕본다면
그 아이는 과연 상대에 대한 진정한 존중심을 가질 수 있을까요?

가르치는 자신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제대로 하기를 바라는 마음..그것이 우리의 엄밀한 속내지만,
아이들은 모르는 것 같아도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본'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부모의 자리에서 부모의 역량을 마음껏 다할 수 있으려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녀가 사랑을 알고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자녀가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정직하고 의로운 사람이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정직하고 의를 아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자녀가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마찬가지로 부모가 먼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녀가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신다면
지금..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어야 합니다.

백 마디의 말보다 단 하나의 행동이 보여주는 교육.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이거해라..저거해라..이렇게..저렇게..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본을 보이는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