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예쁜 아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오랫동안 지낸 아이들이
사투리를 배운다고 안타까워하는 부모들을 종종 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세대를 초월하는 수많은 우리말의 보물을 만나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쓰는 말 중에는 아이가 알아두면 좋은 말이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 공규택의《말이 예쁜 아이 말이 거친 아이》중에서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 사투리를 맛깔나게 하는 아역배우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얼마전에도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드라마극장 ‘조은지 패밀리’를 보는데
어른들을 능가하는 아역 배우들의 경상도 사투리 구사 솜씨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사투리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도 어찌나 감칠맛나게 하는지
드라마 보면서 눈물까지 흘렸다면 말 다한거겠죠?

그렇게 사투리가 섞인 드라마는 똑 떨어지는 서울말보다 정겨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고향이 전라도라 심심찮게 사투리를 섞어 사용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언젠가 무심하게 했던 사투리들을 우리 아이들이 따라하기라도 하면
미국식 전라도 사투리가 되어 얼마나 우스운지 모릅니다.

예를들면,
전라도 어미에 ‘…하다’의 의미로 쓰이는 ‘…해불다’가 있는데
“숙제했니?”라고 물으니
“아까 해불었어요.”라고 대답한다든지.
“누나, 이것 좀 해줘불어~” 라고 말한다든지..하는 것들이 그것이지요.

사실 사투리를 따라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언어습관에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함께 생활하며 말하고,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다~ 부모에게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래선지 우리 아이들도 한국어를 할 때는
엄마인 저의 억양과 악센트를 그대로 흉내냅니다.^^
저는 늘 들으니까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히 넘어가는데
한번씩 다른 사람들이 듣고는 엄마 사투리를 그대로 흉내내는 것을 어지간히 재미있어 합니다.

아직도 저는 한국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통화를 하면
시작부터 끝까지 으레 사투리로 대화합니다.
미국에 산 지 벌써 20년이나 됐으면서 아직도 ‘사투리’를 쓴다고
서울생활에 익숙해진 친구는 타박이지만,
그래도 고향 친구들과 통화는 역시 사투리를 써야 제대로 맛이 나지요.
으메…가시내야~~
그라제~~

‘예’, ‘외’ 자와 같은 발음이 잘 안되고,
아무리 표준어를 구사한다고 해도 여전히 전라도 억양이 나오지만
그래도 그 안에 남을 해치는 말이 없고, 비방과 욕설이 없다면…
오히려 남을 세워주고, 감싸주고, 격려한다면
사투리는 친근한 고향말이고, 정감있고 구수한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너는 잘 할 수 있어야~~암만~^^
니가 나는 젤로 좋아야..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