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극장에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 라는 연극이 상연된다고 했다.
연극의 내용이 궁금해진 그는 안내자에게 물었다.
“연극의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당신입니다.”
“네? 당신이라니? 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왜 진작 이야기해 주지 않았습니까? 알았다면 연습이라도 하고 나왔을 텐데요.”
“이 연극에서는 연습이 필요없습니다. 단 한 번 뿐이니까요.”
”앙코르 공연도 없단 말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안내자는 또 부연설명을 했다.
“이 연극은 성실하게 임하지 않으면 중도에 퇴장 명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러면 중도에 끝날 수도 있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그것은 의미없는 일에 불과하니까요. 한번 무대에 올라가 보세요.”
그는 안내자의 조언에 따라 조심스럽게 무대에 올라갔다.
그러자 무대 위의 조명이 켜지고 그가 연기를 시작했다.
그 사람의 첫 연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울음을 터뜨리는 일이었다.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 (배명식 글) 중에서---

우리 시대는 이전 어느 때보다도 ‘분노조절’에 관한 기삿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너도 나도 최고를 지향하고,
뭐든지 빨리 결과를 봐야 하는 스마트 시대에 살다보니
그만큼 스트레스도 더 많아지고, 화낼 일도 많아졌다고 해야할까요?

아이들도 예전에 비해 성미가 더 급해진다고 합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결과가 나오는 세상에 길들여지다보니
조금이라도 늦으면 화가 날 수 밖에요.

오늘 아침에도 어떤 시사 프로그램에서 ‘분노조절장애’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을 보았습니다.
‘분노조절장애’는 일명 ‘울컥증’이라고도 한다는데
자신의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아이를 때리고 심지어 던져버리기 까지 하는
어떤 엄마의 인터뷰를 곁들여 그 병의 심각성을 한층 더해주었습니다.
그 내용이 차마 참담하고 비참해서 그냥 꺼버릴까 하다가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알고 거기에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 보았지요.

보통 분노조절장애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이고,
다른 하나는 ‘습관적인 분노 폭발형’이라고 합니다.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은 강한 생리적 반응이 동반되는 것인데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가 폭발하는 것으로써
보통 다혈질이라는 기질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 경향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화가 난 그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다.’든지 ‘뚜껑이 열린다.’든지 반응을 나타내면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습관적인 분노 폭발형은’ 생리적 반응은 강하지 않지만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분노 표현 자체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학습한 사람들입니다.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 식의 경험을 통해 갈수록 분노 감정을 키워온 사람들이라네요.

두가지 유형 모두 분노 조절 훈련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도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감정의 동물이기에,
누구나 자기를 표현할 자유가 있습니다.
신나게 웃고, 울고, 화내고, 아파하고---
하지만 자유의지는 그 자유의지를 올바로 사용할 줄 아는 자제력이 수반되어야
온전한 의미로 자유의지를 행사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만약 인생이 앙코르가 있는 한 편의 연극이라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공책이라면..
오늘 분노했어도 깨끗이 지우고 다시 시작하면 되겠지만

앙코르가 없는 인생이기에, 지울 수 없는 공책이기에
상처받았던 어린 내 아이는 다시 아이가 되어 내 잘못을 돌이킬 기회를 주지 않기에,
분노 조절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너무 화가나면 참기 힘들죠..그렇습니다. 정말 힘듭니다.
그리고 참는 것은 결코 단번에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노력과 자제를 절대로 포기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인생은 결코 앙코르가 없기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