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은 유전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의 성격대로 자신의 이미지대로 변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내 얼굴의 변천사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마치 매일 가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 최인호의《산중일기》중에서 –

거울, 자주 보세요?

모르긴 몰라도 하루에 열번 이상은 거울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얼굴 씻을 때 한번씩,

화장할 때 한번, 화장 지울 때 또 한번,

화장실 갈 때 손 씻으며 네댓번..

그것만으로도 얼추 열 번이니 꼼꼼히 따지면 열번 이상이 되겠네요.

사람에 따라 거울을 보는 횟수는 차이가 있을 테지만

거울, 왜 보세요?

얼굴에 뭐 묻었는지, 화장이 번지지는 않았는지, 잇 사이에 뭐가 낀 건 없는지…

뭐가 묻었다면 닦아내고,

화장이 번졌다면 고르게 펴발라주며,

잇 사이에 낀 빨간 고춧가루는 여지없이 걷어내주지요.

정말이지 여자들에게 거울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인 셈입니다.

거울을 보면서 무슨 생각하세요?

몰라보게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와 밤새 한 줄 더 생겨버린 주름에 헛헛한 한숨을 쉬며

‘내가 이렇게 늙어가는구나….’하는 생각은 안 하시는지요.

일상적으로 거울을 보는 때를 제외하고

저는 한번씩 거울을 보게 되는 특별한 때가 있습니다.

바로, 엄청나게 화가났을 때인데요.

성격상 화가 나면 그 화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참고 말문을 닫아버리는 통에

화가 얼굴에 뻗쳐 얼굴이 폭발 직전에 있게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때는 어김없이 화장실에 달려가 거울에 있는 폭발 직전의 내 얼굴을 쳐다보게 되지요.

뭐랄까요?

거울 속에 있는 얼굴은 분명 내 얼굴이건만

온전히 내 얼굴만이 아닌, 나를 뒤집어쓴 흉측한 다른 사람의 얼굴.

그렇게 거울 속의 내 모습에 놀라 안면 근육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다시 원상복귀를 시키려하지만

그것이 쉽게 복구되지는 않지요.

화난 제 얼굴에 너무 놀라 되도록이면 말문이 닫히는 지경까지는 화를 내지 않게 된 것도

어쩌면 거울에 비친, 흉측했던 그 얼굴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화날때….거울을 한번 보세요~~

제 말이 생각날 거에요.^^

얼굴풍경~

이 말은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한 해, 두 해..나이를 먹어가고, 인생에도 연륜이 쌓여가고, 얼굴의 풍경도 바뀌어가고…

지금, 우리들의 얼굴 풍경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렸을 때는 차가운 인상이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상이 좋아진 사람도 있고,

반대로 인상이 좋았으나 세파에 시달려 찌들어버린 인상도 있습니다. 

때로는 좋은 인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람도 있고,

좋지않은 인상을 끝까지 간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상이 좋다고 그 사람이 꼭 좋은 사람은 아니고,

인상이 나쁘다고 그 사람이 꼭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인상, 웃는 낯은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의 얼굴 풍경은 어떤가요?

우리의 얼굴 풍경을 우리 아이들은 먼 훗날, 어떻게 기억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