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큰 아이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9월에 학기를 시작해서 6월에 마쳤으니 대략 9개월 정도 기숙사에서 생활한 셈인데

가만히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엄마에게는 늘 함께 하던 아이와 처음으로 헤어져 지낸 시간이었고,

아이 역시 가족을 떠나 홀로서기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유'와 '책임'을 배우고 

'집'이 주는 따뜻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사먹는 밥'은 결코 '집밥'이 주는 포만감을 따라올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홀로 서는 일이 마냥 즐거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때로는 고단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는 아이..

그렇게 아이가 홀로 살았던 9개월 동안

엄마도 나름대로 아이의 빈자리를 온 몸으로 느끼며, 씩씩하게 잘 살았던 것 같습니다.

평상시 놓아주는 연습 을 해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이 주효했던 걸까요? 

비어있는 아이의 방이 처음에는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지만 이내 익숙해졌고

한달에 한번씩 방문하는 아이의 방문도 차츰 습관이 되었으니까요..

시간이 흘러 이제..언제 헤어져 있었냐는 듯이 9개월 만에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고

한동안 셋이 살았던 집은 다시 넷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3개월 동안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넷이 함께 밥을 먹고

넷이 함께 운동을 하고

넷이 함께 TV를 보고

넷이 함께 수다를 떨겠지요.

잠시 비어있었던 아이의 자리가 그리 크지 않게 느껴졌던 것도

엄마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만,

다시 돌아온 아이의 자리가 마치 늘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친근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도 참으로 감사합니다.

2011년 9월..

아이를 대학으로 처음 떠나보낼 많은 엄마들이 있습니다.

한번도 헤어져 본 적이 없는 아이를 어찌 보낼까....염려도 되고,

아이의 빈자리를 어찌 하나...걱정도 되고,

아이를 떠나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 바람을 하는 엄마도 있습니다.

1년 먼저 아이를 떠나 보내 본 선배(?)엄마로서 감히 제가 드리는 말씀은

아이들은...엄마가 믿어주는 만큼 잘해내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를 한번 믿어보세요.

입학하기까지 남은 석달..

아이와 믿음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보시기를..^^

저도 지금까지의 믿음에 두께를 더한 믿음을 만들어 보려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