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을 헤매는 즐거움
첫 등교, 첫 데이트, 첫 경험….
세상 모든 시작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시작된다.
우린 언제나 새로운 길 위에서 길을 잘못 들까봐 두렵고 시간이 더 걸릴까봐 조급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낯선 길을 헤매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넓어지고, 생각지도 않은 행운들을 만나게 된다.

- 김동영의《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중에서 -

낯선 길을 헤매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누구나 한번쯤은 길을 잘못 들어 헤매거나 당황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당황함이 겁이 되고 심지어는 두려움이 되었던 경험..

그러다가 아는 길을 만나면 금세 안도하고 평온해지곤 했던 기억..

지금까지 단 한번도 길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절한 기억 하나 생각나는게 없지만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지나온 상당히 많은 길이

다른 이가 걸었던 다른 어떤 길보다도 낯설고 두려움이 느껴질 수 있는 길일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길'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저 문자적인 '길'과 우리네 인생 행로를 의미하는 '인생길'이 그것이지요.

문자적인 '길'이건, '인생길'이건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남편을 따라 미국에 왔을 때도 그땅은 너무나 낯선 땅이었고,

그 인생길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작 당사자인 저는 그저 새로운 생활에 들뜨고, 설레어서 잠시 낯선 길의 의미를 잊고 있었지만

당시에 저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은 '모험심'이니, '용기'니 하며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나니까요.

사람들은 그렇듯 낯선 길 보다는 낯 익은 길에 평온함을 느끼는 듯 합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언젠가 한번 본 적이 있다고 느껴지면

묘하게 쉽게 친해지는 걸 보면..

낯설음 보다는 낯익음이 주는 친근함이 우리네 마음 한 구석에는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은 낯설다~'고 생각해보면 사실은 매일 매일이 낯선 길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아이와 함께 노래하고, 책을 읽고, 산책하던 일들..

그렇게 아이와 함께 하던 일들을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처음에는 두렵고, 조급하고, 겁이 나던 낯설고 낯선 길이었습니다.

그런 처음같은 낯선 날들이 있었기에

낯선 날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가닥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살아갈 앞으로의 날들도 상당 부분은 낯선 날들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설레임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하루하루 낯선 날들과 조우하게 되겠지요.

여름방학 3개월 동안 딸아이는 집 근처 대학에서 student assistant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20시간 파트타임으로 하는 일이지만

실험실에서 하는 일은 지금까지 아이가 해본 적이 없는 낯선 길입니다.

앞으로도 딸아이는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수없이 많은 낯선 길을 맞딱뜨리게 되겠지요.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즐거움과 환희로..

슬픔과 낙담으로..

다양한 모습의 낯선 길에서 절대로 길을 잃지 않도록

이번 방학에는 아이의 인생길에 나침판 하나를 꼭 챙겨주리라....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