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하면서 사람들은 대충 4부류의 사람들을 알고 지낸다.

  첫째는 친근함을 느끼는 이들이다.
  그들은 나에게서 다섯 걸음 쯤 떨어져 있다.

  내가 넘어지더라도 다치지 않을만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도움을 줄지, 않을지 생각할 여유를 가지고
  나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적절하게 판단하고 관망한다.

  더 다가올수도 있고 뒤로 물러설 여유가 있을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피해가 없는 한 내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둘째는 정다움을 느끼는 이들이다.
  그들은 나에게서 세 걸음 쯤 떨어져 있다.
  내가 넘어지면 받쳐줄수도 있고 피해갈수도 있는 거리다.

  그들은 나의 장점과 단점을 보다 정확하게 볼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친근한 이들 보다는 훨씬 판단과 행동이 빠르며 칭찬과 질책에도 인색하지 않다.

  셋째는 사랑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나에게서 한걸음 쯤 떨어져 있다.
  그들은 나의 장점이나 단점을 보이는 그대로 인정할뿐 아니라
  내가 넘어질때 그와 반대로 넘어진다 해도 그는 곧장 내쪽으로 손을 뻗어
  생각보다는 본능적으로 나를 붙잡는다.

  자신이 나 때문에 다칠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까이 나에게 손을 내밀뿐 아니라 같이 넘어지기도 한다.
  자신이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어서 나를 도울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칭찬에도 질책에도 자신의 마음을 담는다.
  그것이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이다.

  넷째는 나를 미워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나와 등을 맞대고 밀착되어 있다.
  거리감이 없을뿐 아니라 내가 숨을 쉬는것 초차 숨길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내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넘어지는 나를 더 나쁜 쪽으로 넘어지도록 힘을 준다.
 

  내 장점을 두려워 하면서도 내 단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술수가 뛰어나기 때문에
  언제나 그들은 내 실수를 기다리면서 끈기있게 나에게서 단점을 찾아내어
  가차없이 까발릴뿐 아니라 칭찬에는 인색하지만 질책에는 주저함이 없다. (펌)

이 글을 읽으면서 과연 저는 제 주변의 사람에게 어떤 사람일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Missyusa 칼럼을 통해서 만나는 분들은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이 그저 사이버세상에서
서로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사이니 다섯 걸음 쯤 떨어져 친근함을 느끼는 이들이 될 것 같고,
제 주변에 있는 이런저런 이유로 관계를 맺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은
제가 넘어지면 받쳐줄 수도, 피해갈 수도 있는 세 걸음 쯤 떨어진 정다움을 느끼는 이들이 되겠지요.

사랑하는 이들은 어떤가요?
아마도 가족과 절친이 그들일 것입니다.
한걸음 쯤 떨어져 넘어질 것 같으면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들.
인간 관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난 후,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특별히 미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워하는 이가 없을지라도
어딘가에는 분명 저를 미워하는 이들이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저와 등을 맞대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나를 넘어뜨리려는 존재..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상상한다는 것 만으로도 섬뜩하지만
완전한 인간이었던 예수도 바리새인들에게 미움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불완전한 우리는 분명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겠지요.

그런데요~
좀 더 깊이, 아주 꼼꼼하게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니
저는 다른 사람과 다섯 걸음 쯤 떨어져 항상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굳이 가까이 가려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일부러 거리를 두지도 않고
넘어지더라도 절대로 다치지 않을 거리를 유지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사이버세상에서 만난 님들 뿐만 아니라 얼굴을 맞대고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사람과도
그런 거리를 유지하다보니 ‘죽고살고못살고’의 관계는 없을지라도
오랫동안 이어지는 관계의 연속성은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정’은 좀 없는거겠죠?
친하려고 노력도 좀 하고…가까이 가려고 애도 좀 쓰고…
그래야 친해지고, 가까워지고, 속깊은 인간관계가 될텐데 그렇질 못하니 말이죠.

이 가을…당신과 나의 거리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제쯤 세 걸음 쯤 가까워져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