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보통 소의 해는 ‘소’의 특성을 그대로 닮아 여유와 평화의 해가 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농경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소’는 단순히 가축의 의미를 넘어
가족과 같은 존재로 까지 인식되어져 왔습니다.
옛부터 ‘소’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노동력이었고,
운송수단이었으며 급한 일이 생겼을 때는 비상금고의 역할까지
우리들에게 많은 좋은 것들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맛있는 소고기까지 주고 있으니
하나도 버릴 게 없는 동물이라 아니 할 수 없네요.^^

소띠 해라고 해서 ‘소’와 관련된 속담들을 찾아봤습니다.
생각보다 ‘소’의 특성을 적절하게 나타내주는 것이 많아 연신 감탄합니다.
한번 보실래요?

*천천히 걸어도 황소걸음---소처럼 은근과 끈기로꾸준히 노력한다는 말
*황소고집---대단한 고집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
*소 귀에 경 읽기---누구의 말도 듣지않고 자기의 생각대로 밀고 나갈 때 쓰는 말
*꺼먹 소도 흰 송아지를 낳는다---어려운 생활도 언젠가는 바뀔 수 있다는 말
*나쁜 소도 좋은 송아지를 낳는다---미천한 사람에도 훌륭한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말
*뜨는 소도 부리기에 달렸다---불량한 사람도 잘 타이르면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어라---열심히 일하여 저축한 것을 아껴쓰라는 말
*소는 믿고 살아도 종은 믿고 못 산다---짐승은 믿어도 사람은 못 믿는다는 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믿고 의지할 곳이 있어야 한다는 말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온 세계가 휘청거리는 때에는
‘꺼먹 소도 흰 송아지를 낳는다’라는 속담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생활이 힘들고 어렵고 좌절되고 희망이 없어 보여도
어려운 생활이 언젠가는 바뀔 수 있음을 믿고 기축년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지요.

한국에 사시는 친정 오라버니가 새해 덕담을 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지키거라…’고요.
보통은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라고 하지만
올해엔 모든 상황들이 좋지 않아 보이는 만큼
갖고 있는 ‘복’이라도 단단히 지키자는, 참으로 현실적인 덕담이었지요.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네 일상을 둘러보면 자잘한 행복들이 있습니다.
올 한 해…그 행복을 지키는, 알차게 다지는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새해 인사는 이쯤으로 해두고요.
올해부터는 칼럼의 구성을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칼럼의 제목이 ‘혼자 굴러가는 아이들’이니만큼 아이들과 관련된 글을 찾아
그 속내용을 나름대로 풀어가는 방식으로요.
책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좋은 구절들을 발견하게 되면
두고두고 그것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형광펜으로 칠해두거나
볼펜으로 밑줄을 그어놓곤 하는데
그렇게 책으로, 마음 속으로 밑줄 쳐놓았던 글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함께 이야기하는 형식으로요.

특정한 글에 대한 제 생각일 뿐이니 여러분과는 생각이 다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로 생각을 교환하고 절충하고 보충한다면…
어쩌면 원작보다도 더 나은 우리의 생각으로 우뚝 서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많이 나눠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기축년 새해..첫 칼럼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당신의 시간이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 로빈 샤르마의 《내가 죽을 때 누가 울어줄까》중에서-

이 글은 친구가 메일로 보내준 글인데요.
글을 읽는 순간 ‘앗! 바로 이거얏!!’ 하며 무릎을 쳤던 글입니다.
아이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요?
혹시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우리의 대답이 무엇이든지 간에
로빈 샤르마는 그것이 ‘우리의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요즘처럼 각자 할 일이 많고 바쁜 시대에는 더욱더 가슴에 와닿는 답이지요.
아빠는 회사에서 일하느라 바쁘고,
엄마 역시 집안일에 바쁘고 (직장맘이라면 직장일에 또 바쁘고..)
인터넷 하느라고 바쁘고, 수다 떠느라고 바쁘고
애들은 애들대로 숙제, 컴퓨터 게임, 친구들과 노느라 바쁜 현실이니까요.
모두 바쁜 현실에서 내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해주는 것은
참으로 큰 의미가 있는 일 같습니다.

어릴 때는 어릴 때대로, 커서는 또 큰대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 속에는 그때 그때의 이야기가 있고 추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엄마, 아빠를 떠나 새 가족을 일구고 사는 우리도
가끔은 우리의 부모님과 함께 했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살포시 미소짓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당신들이 기꺼이 내준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부모님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아련하지만 풍요롭고 다양합니다.
우리에게도 그렇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풍요롭고 다양한,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미소짓게 하는 그런, 기억들을 갖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어떤 기억은 떠올린다는 것 만으로도 힘이되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떠올리는 것 자체가 좌절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우리의 시간들이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만으로도 힘이되는 그런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심삼일로 끝날지라도
새해에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보리라 다짐해봅니다.
그것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나중에 가장 큰 선물이 될 테니까요.^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