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디지털 안테나를 달았더니 우리집에는 하루종일 MBC-D 채널이 나옵니다.
그동안은 밤에 잠깐 몇 시간씩 한국방송을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하루종일 한국방송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하지만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평일 낮 시간에는 좀처럼 텔레비전 보기가 힘이 듭니다.

그런데..아주 운이 좋았던 어느날..
무심코 틀었던 한국방송에서 명사들의 특강을 해주었습니다.
그것도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이란 주제를 다룬 특강을 말이지요.
(암만 생각해도 그 특강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제겐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씨구나..반가운 마음에 노트와 펜을 준비했습니다.
나 혼자 보고 지나치기에는 그 내용이 구구절절 너무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가정의 달이 마무리되는 즈음에..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새기고 또 새기면 언젠가는 좋은 부모가 되리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좋은 부모'...
정말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특강에서는 크게 다섯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1) 생각하는 부모가 되자
*지금의 이 결정이 내 아이에게 어떤 결과를 줄 것인가?
*지금의 내 행동이 아이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결정에 직면하게 됩니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때로는 적절하지 못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칠 때도 있고,
의외로 쉽게 생각하고 풀어나간 일이 만족스런 결과를 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래를 내다보는 결정을, 그런 결정을 낼 수 있도록 생각을 하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 말 하나가 내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지 생각하는 부모가 됩시다.

2)사랑을 넘치게 주어라
*사랑은 넘치게 주어도 부작용이 없다
*사랑의 표현 방법은 말과 행동으로 해라
*자기만의 사랑 표현법을 개발하라

이 부분을 설명할 때 강연가는,
애정(x)과 체벌(y)이라는 두개의 축을 놓고 네가지 유형의 자녀교육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랑의 표현 방법도 금전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하지 말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라 충고합니다.
자칫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기가 쉬운데, 그렇게 되면 아이에게 부모는
평생 물질적으로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합니다.
그리고 자기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사랑표현법을 개발하여 인이 박히도록 말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사랑해~~"
"네가 나의 딸이어서 정말 고마워~" 등등의 말도 좋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며 격려해주는 방법 등..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표현법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3) 시기에 따른 아이의 정서적 욕구를 알아차려라
*영유아기-안정감
*걸음마기-자율성
*학령기-유능감
*청소년기-독립된 인격체라는 느낌

우리는 가끔 우리의 아이때문에 고민합니다.
'이녀석 또 숙제 챙겨가는 걸 잊었네~ 도대체 언제쯤 자기 할일을 챙기누..'
'아휴...저 녀석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어찌 저리 천하태평이냐...ㅠㅜ'

저를 포함하여 한번쯤 이런 고민 안해본 부모는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강연가는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하기에 앞서 우리가 우리 아이의 나이였을 때를 생각해보라 권합니다.
'넌...4학년 때..혼자서 숙제 챙기고, 준비물 챙겨 가져갔니?'
'넌...사춘기때 공부만 하고 싶었니?'

이제 겨우 백일이 지난 아이에게 "너는 왜 빨리 걷지 못하니?" 라고 말한다면..
이제 겨우 한걸음을 뗀 아이에게 "너는 왜 빨리 뛰지 못하니?" 라고 말한다면..
이제 겨우 유치원에 들어간 아이에게 "너는 왜 빨리 네 할일을 하지 못하니?"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이들의 성장 시기와 과정은 철저히 무시하고
그저 엄마의 욕심대로만 아이를 이끌어가려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들의 성장 시기와 과정에 맞춰 욕심을 갖되 처음부터 잘할 것을 기대하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발전되어가는 방향으로 가는건 어떨까요?
오늘 한 개의 일을 50% 완수했다면 내일은 그 일을 60% 완수할 수 있도록..
그래서 아이가 말도 안되는 욕심에 좌절하기 보다는
그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껴갈 수 있도록...

4) 아이에게 필요한 규칙을 정하라
*모든 아이에게는 규칙과 한계가 필요하다
*부모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라
*아이가 성장하면 한계를 넓히고 자율권을 줘라

아이가 있건 없건 인간의 삶에 규칙이라는 것은 참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당장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다양한 규칙을 발견할 수 있지요.
교통규칙, 운동규칙, 교실규칙, 육아규칙 등등..

우리가 가정을 이끌어나가는 데도 규칙이 필요합니다.

규칙이 없다면..지금 당장 규칙을 만들어 보세요.
만약 규칙을 만들고 싶다면 매일 매일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에 다녀오면 손 씻기--> 간식 먹기 --> 숙제하기 --> TV 시청 또는 인터넷--> 저녁식사 --> 양치하기 --> 책보기--> 잠자기
이런 식으로 정한 다음 매일 반복해보세요.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면 어느새 집안의 규칙으로, 습관으로 자리잡을 테니까요.
(규칙정하기와 매일 반복하기는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

규칙과는 꼭 함께 따라다니는 친구가 있는데요.
'한계'가 그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침대에서 뛰어놀 때 "뛰지마!!" 하고 말은 하지만
막상 뛰지않고 내려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린아이들은 잘 모릅니다.
이때 그냥 막연하게 "뛰지마!!"라고 말하는 것 보다는
"침대에선 뛰지말고 침대 아래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아!" 하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거죠.

규칙과 더불어 한계를 주어 교육을 하게 되면
어렸을 때 보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 더 큰 빛을 발휘하게 됩니다.
자고로 사춘기라는 성장기의 특징이 질풍노도의 시기이니 만큼 언제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지만,
규칙과 더불어 한계를 알고 그렇게 교육되어진 아이들은  그 시기 역시 부드럽게 건너리라 봅니다.
물론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한계를 강조하기 보다는 자율권을 부여하셔야 하구요~

5) 좋은 습관을 형성하자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꼭 격려한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할 지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좋은 습관을 위해서는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부모가 욕하지 않는 아이를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지요.
틈나면 외박하고 늦게 들어오는 부모가

일찍 들어오지 않는 아이에게 윽박지르는 것도 어딘가 불편해 보입니다.

가끔은 실수도 하지만...가끔은 모자라고..가끔은 엉터리일 때도 있지만
적어도 부모라면...아이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좋은 습관을 위해 아이들이 잘한 행동에는 격려의 말을 잊지 마십시오.
"잘했네~"
"역시!!"
"최고야!!"

그리고 좋은 습관을 위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같은 문제라도 긍정적으로 풀어가는 것과
부정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
구구절절 풀어놓긴 했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사랑을 넘치게 주고, 아이의 시기에 따른 요구를 할 줄 알며,

규칙과 한계를 정하고, 모범을 보이는 부모야말로 진정 좋은 부모다.

형식적으로 명명된 가정의달이 끝나가지만
부모에게, 아이에게는 모든 달이 다 가정의달입니다.
다가오는 6월도 여러분들 가정에 더 따뜻한 가족들이 사랑이 넘쳐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