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 지금 장난하는 거야? 네 문제가 얼마나 많은데….'
홈런이라도 쳐야 직장이나 결혼생활에 재기의 기회가 올 것 같은데, 그 두 사람은 모두 1루타를 치라는 이야기만 했다. 그의 앞에는 커다란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는데도 말이다.
"홈런 따위는 신경 쓰지 마세요. 대단한 해결책 따위도 그냥 잊어버리시고요. 1센티미터면 족합니다. 오늘 할 일은 그게 다에요. 1센티미터 만으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존 트렌트의《2 ° 변화》중에서 -

인생의 성공을 원한다면 우리는 홈런 한 방 정도는 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루타나 2루타..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잘 해나가는 것도 좋지만
할 수만 있다면 홈런 한 방으로 단번에 모든 것을 평정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홈런을 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라 여깁니다.
홈런을 치지 않으면 그저 타자일 뿐이지만,
홈런을 쳐야만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나면서부터 '홈런왕 신드롬'을 갖도록 교육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과거에 받았던 교육을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려주고 있습니다.
이제 막 기어다닐 줄 알게된 아이에게 뛰어다니기를 요구하고,
이제 막 구구단을 알게된 아이에게 방정식도 풀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내 아이에게 바라는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클 수 있다는 진리를 잠시 잊기도 하고,
홈런 한 방을 칠 수 있기까지 부단히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는 것도 잠시 망각한 체,
그저 처음부터 완벽하기를 강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언짢아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이만큼 했으면 내일은 '이만큼+a'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만큼+저만큼'을 바라는 게 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번에 홈런을 치기 바라는 부모의 기대에 아이들은 뱁새처럼 가랭이만 찢어집니다.

지난주에 저희 아이들은 방학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방학동안 집에서 해야 할 공부 내용을 함께 이야기 했습니다.
이번 9월에 9학년이 되는 아들 녀석이 행여 사춘기의 발톱을 드러내
엄마가 정해주는 공부 내용에 '반기'를 들면 어쩌나~ 고민했었는데..
다행히 그간 몇 년간 했던 훈련이 도움이 된 듯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부터 달리 학원에 보내지는 않고
매번 방학 때마다 새학년 예습을 위주로 영어와 수학책 한 권씩을 풀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책들을 매일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다보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게 됩니다.
하나는 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가는 것,
또 하나는 새 학년 예습을 미리 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책을 다 끝낸 후에 느끼는 쾌감이 그것입니다.
그렇게 8년을 습관으로 공부해온 아이는 이번에도 그러려니...당연한 것이려니...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홈런왕 신드롬' 보다
'차근차근 신드롬'을 시작해 보시는건 어떠세요?
한번에 잘하는 것 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을 수 있도록

매일매일 조금씩, 매일 매일 더 발전하는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이번 방학을 한번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그리고 아이들 이번 여름방학,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