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방학 모두들 잘~ 보내고 계시죠?
늘 방학은 애들때문에 정신없이 바쁘지만 이번 7월은 여느 해의 7월보다 더 바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친구 가족이 방문했고, ESL 클래스를 듣겠다고 한국에서 조카가 오기도 했구요.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은 예정해놓은 일을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갑니다.
그 준비중 하나로 딸아이의 '운전면허증 퍼밋 취득'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미국에서 운전면허증에 대한 법률은 각 주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저는 캘리포니아에서 청소년이 운전면허증을 획득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합니다.
(죄송합니다~~다른 주에 사시는 분들은 각 주의 DMV website를 확인해주세요!!)

보통 성인들(18세 이상)이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DMV에 가서 필기시험을 보고 정해진 날짜에 실기시험을 보면 되지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경우에는 몇 가지 거쳐야 할 단계가 있습니다.

첫째,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허가한 운전학교에서 30시간의 이론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딸아이의 경우는 먼저 운전면허증을 딴 친구들의 도움으로 동네에 있는 driving school에 등록을 해
나흘동안 아침부터 오후까지 줄곧 운전학교에 나가야 했습니다.
굳이 직접 class에 참가하지 않고 online으로 class를 이수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비교 결과 직접 가서 듣는 것이 가격도 저렴했고, 살아있는 강의를 접할 수 있어 도움이 됐습니다.
운전학교 수업은 30시간의 이론수업과 함께 6시간의 운전 실습 교육(Behind-The-Wheel)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30시간의 운전학교 이론수업을 마치면 다음과 같은 certificate을 받게 됩니다.

둘째, 이제 certificate을 받았으니 퍼밋을 가질 수 있는 필기시험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필기시험은 집에서 가까운 DMV에 가서 보면 되고
DMV 웹사이트에서 시험날짜를 예약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줄서서 기다렸다가 보면 됩니다.
미리 예약했다고 기다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무턱대고 줄서서 기다리는 것 보다는

그 기다림이 짧다고 합니다만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기 위해서는 무척 서두르셔야 합니다.

딸아이의 경우는 예약하려고 봤더니 날짜가 터무니없이 늦어서 막무가내로 DMV에 찾아갔습니다.
오픈하는 시간보다 30분 일찍 갔지만 늘어선 줄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일찍 간 덕분인지 두어 시간 만에 끝나고 집에 왔습니다.^^
그때 준비해갈 것은 birth certificate와 social security number입니다.
필기시험 fee로 $28을 현금으로 준비하시구요.

서류 접수가 끝나면 시력검사를 하고 사진을 찍은 다음에 곧바로 필기시험을 보게 됩니다.
필기시험을 위해서는 운전학교에서 제공하는 86쪽 짜리 handbook을 이용하면 되는데
46문제에서 최소 39문제를 맞춰야 퍼밋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얻게된 세장짜리 퍼밋은 바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제 퍼밋을 받았으니 면허증을 갖기 위해서 남은 일은 하나~ 실기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습도 없이 그냥 볼 수는 없겠죠?
더구나 18세 미만의 경우에는 퍼밋을 받은지 최소 6개월이 지나야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퍼밋을 받은 후 6개월 동안은 운전 연습 기간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운전 실기 연습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운전학교에서는 6시간의 실기 교육을 시켜주는 Behind-The Wheel이 그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25세 이상의 성인에게
50시간 이상의 운전연습을 지도를 받아야 합니다. 그 중 10시간은 야간 운전 연습이어야 하구요.

Behind -The-Wheel의 6시간 내용을 살펴보면 두시간 씩 세번의 연습으로 나뉘는데
맨처음 두시간은 퍼밋을 따고서 바로~
두번째 두시간은 어느정도 실기 연습을 한 후에~
세번째 두시간은 퍼밋을 딴 지 6개월이 얼추 다 되어갈 무렵 실기시험을 보기 전~이 되겠습니다.

Behind - The - Wheel의 시간 예약은 퍼밋을 받은 후에 운전학교에 전화로 하면 되는데
퍼밋 받은 날짜를 기준으로 해서 미리 세번의 예약을 한꺼번에 하더군요.
그리고 매번 예약날짜에 맞춰 운전학교 선생님이 집으로 데리러 옵니다.
운전연습을 할 때마다 꼭 퍼밋을 딸려보내시구요~
(퍼밋에는 Behind-The-Wheel instructor가 실습을 마쳤음을 표시하는 사인란이 있습니다.)

Behind-The-Wheel이 끝나면 운전학교 선생님이 check list를 줍니다.

아이가 운전을 하면서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할 부분들, 미흡한 부분들에 대충 5개의 체크가 있네요~^^ 그 부분에 유념해서 운전 실기 연습을 시키면 효과가 더 클 수 있으리라 봅니다.

퍼밋을 딴 지 6개월이 지났고, Behind-The-Wheel도 마쳤고, 50시간의 실습도 마쳤으면
실기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입니다.
실기시험을 보려면 필기시험 때처럼 DMV에 예약을 하면 됩니다.
한번 실기시험에서 떨어지면 2번 더 기회가 있는데 다음 기회까지 2주를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3회의 실기시험에서 모두 떨어질 경우 퍼밋 신청을 하는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며
운전면허 신청서를 처음 제출한 지 1년이 지날 때까지 실기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면허증 신청을 새로 해야 하구요.
그러니 단번에 붙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수겠죠?

그리고 18세 생일이 지날 때까지 청소년이 받은 운전 면허증은 '임시 면허증'이라고 합니다.
면허증을 받은 후 첫 1년 동안 여러가지 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이지요.
그 제한을 살펴보면, 처음 12개월 동안에는 20세 미만의 사람이 동승할 경우에
반드시 25세 이상의 성인이 함께 동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 12개월 동안에는 오후 11시에서 오전 5시 사이에 25세 이상의 성인이 동승하지 않으면
절대 운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제한을 지킬 수 없을 경우에는 반드시 운전해야 하는 이유와
언제까지 운전이 필요한지가 명시된 노트를 소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18세 미만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직업도 가질 수가 없구요. (뭐..당연한 말씀입니다만~^^)

이렇게 청소년이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절차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면허를 취득한 후에도 엄격한 제한이 따르는 덕분에
청소년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청소년 운전자를 가진 부모들은 엄격한 제한에 박수를 쳐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운전대를 쥐고 있다 생각하면 불안, 초조, 긴장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테니까요.

제 딸아이는 어제 처음으로 첫번째 Behind- The- Wheel을 했습니다.
운전학교 선생님이 "처음치곤 잘하네~"라고 칭찬을 해줬다고 잔뜩 고무되어
빨리 운전 연습 시켜주라고 성홥니다.
하지만 겁만 많은 엄마는 아직은 맘이 너무 떨려서 아빠에게 슬쩍 미루고 맙니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미국에서 혼자 굴러가기 위해서는
운전 면허증 취득은 그 어떤 것 보다도 우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립의 첫 발을 내디뎠다 생각하니 두려움도 있고 겁도 나지만 감개가 무량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잘 굴러갈 수 있는 바퀴를 얻었으니 지금보다 앞으로 더 잘 굴러가겠지요?

그 무한한 도전의 첫 내디딤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청소년 운전 면허증에 대한 정보는 www.dmv.ca.gov/teenweb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