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니의 사랑은 가히 없어라”

굉장히 낯익은 노래죠?
맞습니다.
‘어버이날’ 교실에서 큰 소리로 불렀던 바로 그 노래입니다.
전 아직도 이 노래를 들으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어렸을 때는 워낙 감정이 풍부해서 그저 막연하게 그러려니 생각했었는데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진짜 엄마가 되고서는 엄마가 된 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엄마’라는 말이 주는 포근함, 따사로움, 충만함에..
‘엄마’라는 말을 하며 살 수 있음에..
‘엄마’라는 존재가 멀지만 그래도 살아계심에..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어머니날* 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엄마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 적에 조금이라도 반항을 하거나
엄마의 의견과 어긋나는 주장이라도 할라치면
엄마는 꼭 이 말씀을 하셨어요.

“니도 자식 키워봐라…내 속 알 것이구마이~”

‘엄마는 내 속도 몰라주고 맨날 저 소리..’하며
그땐 절 몰라주는 엄마에게 오히려 서운했었는데
정말로 엄마의 위치가 되고보니
저 역시 자식들이 내 뜻과 어긋나게 행동하면
똑같은 말이 목끝까지 치고 올라 오더군요.^^;;
그러면서 그 당시 엄마의 심정과 기분을 백번 이해하게 되대요~

사람이라는게 꼭 무슨 일이 닥쳐서야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게 되듯이
저 역시 엄마가 되고서야 그때의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게 된거지요.
하지만..세월은 저를 나이 들게 하는 것 보다 더 성급하게
우리들의 엄마를 늙게 만들어 버립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우리가 우리 자식을 키우느라 정신없어 하는 바로 그 사이..
우리들의 엄마는 새로운 가족을 일구느라 바쁜 자식들을
그저 먼 발치에서 응원을 하며 늙어가시는거죠.
그러다가 문득..우리 엄마의 심정과 기분을 이해하게 되어 당신을 찾을 때는
이미 늙어 힘없는 모습으로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당신을 봅니다.
마치..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밑둥’처럼요.

헌신적인 사랑과 아무것도 바라지않는 사랑을 ‘아가페’사랑이라고 합니다.
그 아가페 사랑을 지루하지 않게 표현한 책이
제 생각에는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것 같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나뭇잎과 사과와 나뭇가지와 밑둥은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물질적인 어떤 것을 가리키기 보다는
자식에 대한 영원한 지지와 한결같은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시절이 변하는 것보다 더 빨리 자식들은 변하지만
세월과 타협하지 않는 변함없는 부모 마음이
그 글이 주는 참 뜻이 아닐런지요.   

*어머니날*을 맞이하여 아이들에게 장미꽃과 예쁜 귀걸이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학교에서 만든 카드에
그림이라든지 만든 것들을 선물로 주더니
몇 년 전부터는 카드와 함께 물건을 사서 안기더군요~^____^
그 선물을 받으면서 아이들 키운 보람 팍팍 느끼는 것은 당연하구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처럼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 아이들에게 영원한 지지와 한결같은 사랑을 하겠노라 다짐하게 됩니다.

2008년 *어머니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이 행복한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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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옛날에 한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매일같이 나무를 찾아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하나, 둘 주워 모았습니다.
소년은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는 숲속에서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소년은 또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었고
사과도 따 먹었습니다.
나무와 그 소년은 가끔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몸이 피곤하면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아주 사랑했으며....나무는 매우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자꾸만 흘렀습니다.
소년도 점점 나이를 먹었습니다.        
따라서 나무는 혼자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 왔을 때  나무는 말했습니다.     

"얘야, 나를 타고 올라와서 내 가지에 매달려서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또 내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이 말에 소년은
"나는 이제 나무에 올라가서 놀기에는 너무 커졌어...,          
나는 물건을 사고 싶고 멋지게 놀고 싶단 말이야....,
그리고 돈이 필요해.  너 나에게 돈 좀 줄 수 없겠니?" 
하고 말했습니다.       

나무는 
"내게는 돈이 없잖아....내게는 나뭇잎과 사과 밖에는 없어....
얘야, 미안하지만 내 사과를 따다가 도회지에 가지고 가서 팔면돼....
그러면 돈이 생기고 행복해 질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가지고 떠났습니다.          
나무는 아주 행복했습니다.
사과를 따가지고 떠나간 소년은 그후 오랜 세월이 흘러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무는 슬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기쁨에 넘쳐서  몸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얘야, 나를 타고 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놀자!"    

소년은,
"나는 나무에 올라가서 놀만큼 한가하지 않단 말야"
라고 말했습니다.           

소년은 또 말을 이어서
"내게는 나를 따뜻하게 보호해 줄 집이 필요하단 말야,         
아내도 있어야겠고 아들도 있어야겠고... 그래서 집이 필요하단 말야....        
너 나에게 집 한 채 마련해 줄 수 없니?"

"나에게는 집이 없잖아..." 
나무가 대답했습니다.         

"이 숲이 내 집이야...  내 가지를 찍어다가 집을 지어...
그러면 너는 행복해 질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뭇가지들을 찍어서 집을 짓기 위해 가지고 갔습니다.
나무는 또 행복하였습니다.

그후 나무 곁을 떠나간 소년은
또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그 소년이 찾아오자         
나무는 너무너무 기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얘야, 나와 함께 놀자."

"나는 이제 너무 나이가 들고  비참해서 놀 수가 없어!.         

나는, 나를 이곳으로부터 멀리 데려다 줄 배 한척이 필요하단 말야...
너 나에게 배 한척 마련해 줄 수 없겠니?"
하고 소년이 말했습니다.      

"그러면 내 줄기를 찍어다가 배를 만들렴...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나갈 수도 있고   
또 행복해질 수도 있을거야." 
하고 나무가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찍어다가  배를 만들어 타고는 멀리멀리 떠나갔습니다.          
그리하여 나무는 행복했지만...
그렇지만 정말로 행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소년은 다시  찾아왔습니다.     

"얘야, 미안하다. 이제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사과도...나무도..."
하고 나무가 말하자

소년은
"나는 이빨이 나빠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하고 대답했습니다.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가 그네를 뛸 수도 없고..."

"나는 이제 너무 늙어서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를 뛸 수도 없어..." 
하고 소년이 말하자

나무는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타고 오를 수도 없어..."
라고 말하고,          

소년은 
"나는 기운이 없어서 타고오를 수도 없어..."
하고 말했습니다.

나무는 한숨을 쉬면서 말하기를 
"미안하다... 무엇이든 너에게 주고 싶은데...      
하지만 내게는 이제 남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으니 어떻게 하지...? 
내게 남은 것이라곤 늙어 빠진 나무 밑둥 뿐이야... 미안해..."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소년은 
"이제 내게 필요한 것은 별로 없어...
나는 조용히 앉아서 쉴 자리나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몹시 피곤하단 말야..."
하고 대답했습니다.

"아, 그래? 그러면 좋은 수가 있지..."
하며 나무는 굽은 몸을 힘껏 펴면서 말했습니다.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밑둥 보다  더 좋은 곳이 없어...
이리와서 앉아 푹 쉬도록 해..."

소년은 시키는대로 나무밑둥에 걸쳐 앉았습니다. 
그리고, 나무는 행복해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