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키우는 사람이 조심해야 할 것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만
저는 제일 조심해야 할 것 중에
우리들의 입으로 조심해야 할 두가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하나는, 내 자식을 두고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남의 자식 흉보지 않는 것이지요.

내 자식을 두고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는다 함은,
우리 자식이 어찌어찌하네..하고 말했다가
공연히 그 반대의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을 우려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생전 감기에 안 걸려…하고 자랑삼아 말하고 났더니
그날 밤에 아이가 감기에 걸려 골골한 일이 있었다든지..
우리 아이들이 말 하나는 끝내주게 잘 들어…하고 말했던 날 오후에
아이가 너무 말을 안들어 죽도록 패준다든지..말이죠.
모든 예를 들진 않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경우가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는 자식을 상대로 입바른 소리를 한 날은
나무에 대고..입바른 소리에 대한 반성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때로 감기에도 걸린답니다….”,
“우리 아이…때로 말도 안 듣는답니다…” 하면서요.
“비나이다..비나이다” 라는 주문만 뺀 미신적인 생각이 짙은 행동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무에 대고 반성을 하고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이 신통하기까지 합니다.^^
물론..나무에 대고 하는 반성보다 입바른 말을 안하는 것이 우선이지만요.

조석으로 아이들의 상태가 달라지고,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의 행동이고 보면 
입바른 소리는 내 자식을 두고 할 소리는 절대 아닌 것 같아요.
그저 마음 속으로 느끼되, 입바른 소리는 목구멍까지만..꼭 거기까지만..
감춰놓는 미덕도 내 자식에게 득이 되는 일이 아닐까…생각해 봅니다.

남의 자식 흉보는 일..
내 자식을 키우면서 제일 지양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누구 아이는 공부를 못하네…키가 작네…말이 느리네..
말을 안 듣네..씀씀이가 헤프네..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멋만 부리네..등등
흉을 보자고 들면 세상에 흉볼 일은 한도 끝도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인생을 조금 더 오래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보자면,
오늘 잘하는 아이가 내일까지 잘한다는 보장도 없고
오늘 못하는 아이가 내일까지 못한다는 보장도 없더라는 것이지요.
그말인즉슨,
오늘 흉볼 거리가 있는 아이였더라도
내일은 어찌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오늘 잘하는 내 아이..내일도 모레도..영원토록 잘할 지는
나도 몰라 너도 몰라 지나가는 개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물론…오늘 잘하는 내 아이가 내일도 잘할 거라는 믿음은 굳건하게 갖고 있습니다만..^^;;)

따라서, 행여 오늘 흉볼거리가 있는 아이일지라도
조금은 마음을 바꿔서 아이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흉볼거리를 찾기보다  아이의 좋은 점을 찾아보는거죠.
공부는 못하지만 그림은 잘 그린다든지
키가 작지만 똘똘하다든지
말이 느리지만 성품이 착하다든지
말을 안 듣지만 속마음은 따뜻하다든지
씀씀이가 헤프지만 효성은 지극하다든지
공부는 안하고 멋만 부리지만 그쪽으로 소질이 있다든지..
그렇게요~
그렇게 아이의 흉을 찾기보다 좋은점을 찾아 보는 습관을 기르다보면
그것이 다~ 내 자식에게 ‘복’이 되어 돌아가리라 생각합니다.

왜..그런 말 있잖아요.
지나가는 거지에게 돈 한 푼, 밥 한 덩이를 주는 이유도
다~ 내 자식에게 복이 되어 돌아가라고 하는 행동이라구요.
이 대목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입장을 바꿔서 내가 그 아이의 엄마라는 가정을 해본다면…
감히 흉이라니요…택도 없는 말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조심해야 할 많고 많은 것들이
어디 입으로 범하는 잘못만 있겠어요?
남을 속이고..나쁜 마음을 먹는 것까지..조심하고 조심해야겠지요.

깊어가는 여름..
여름이 깊어가는만큼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큽니다.
그 아이들과 함께 아이의 좋은점을 더욱 발전시키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