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밤.
갑자기 오른쪽 어깨에 이상한 느낌이 전해졌다.
거울을 보니 어깨 끝에 물집들이 옹기종기 동그랗게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가렵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갑자기 이게 뭔가?' 싶어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대수롭지 않은 듯
"코티존 연고 발라봐~" 한다.
'이거, 네오스프린 발라야 하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그냥 남편 말을 따라 코티존을 발라보기로 했다.
다음날, 목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오른쪽 어깨부터 확인해보았다.
"어제보다 한결 좋아진 것 같지 않아?" 했더니
남편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며 말한다.
하지만 어쩐지 확신이 없어보인다.
그래도 다시 물집이 생긴 부위에 코티존을 발랐다.
'그래...이러다 없어지겠지. 별일이야 있겠어? 그저 벌레한테 물린 것일지도 몰라...아무 일도 아닐거야..아닐거야....'
그렇게 생각을 가다듬고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시작했다.
마침, 딸아이가 눈에 다래끼가 생겼다고 카톡을 보내왔다.
병원에 갔더니 달리 처방은 안해주고 가끔씩 눈 부위에 뜨거운 찜질을 할 것을 권했단다.
내 자식 털 끝이 아픈 것도 부모에게는 마음이 쓰이는 법~
득달같이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눈이 좀 어떤지..이것저것 물어본다.
"전 괜찮아요..어제보다는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미주알고주알...이러쿵저러쿵...
면역력이 약해져서 그런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엄마도 조심하세요..어쩌구저쩌구.."
주절주절 통화하다가 사실은 엄마도 어젯밤에 어깨에 이상한게 생겼노라고 말하게 됐다.
간지럽지도 않은데, 아프지도 않은데 물집이 생긴 것이 좀 이상하다고 했더니
사진을 한 장 찍어보내라 한다.
실험실에 MD. PH D. 가 있으니 한번 보여주겠노라고.
뭐...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싶었지만
딸아이가 해보라 하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옷을 들추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으로 보니 더 흉물스럽고 민망한 모습이다.
간지럽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 어깨 양쪽도 아니고 한쪽에 흉물스럽게
옹기종기 모인 이 물집군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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