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그렇단다.
엄마 지음
네 작은 실수에 야단을 쳤구나.
애야, 사실은 엄마도 실패를 한단다.
실패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애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너의 늑장을 다그치고 있구나.
애야, 사실은 엄마도 망설인단다.
모든 일엔 신중함이 앞서야 한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애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울고 있는 너를 안아주지 못했구나.
애야, 사실은 엄마도 서러울 때가 있단다.
맘껏 울 줄 알아야 맘껏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애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두려운 시도를 자꾸만 강요하는구나.
애야, 사실은 엄마도 때로는 겁장이란다.
세상을 이기기보다 세상을 품어야 한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애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짜증을 내는 너를 원망했구나.
애야, 사실은 엄마도 자주 화를 낸단다.
나를 좀 더 사랑해달라는 또 다른 표현인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애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엄마만 찾는 너를 귀찮아 했구나.
애야, 사실은 엄마도 나의 엄마가 그립단다.
어른이 되어도 엄마 품으로 숨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을
엄마가 잠시 잊고 있었구나.
애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하지만 애야, 이것만은 알아줘.
엄마는 너를 단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단다.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단다.
네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걸 놓은 적이 없단다.
애야,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 - - - - - - - - - - - -카카오 스토리에서 찾은 주옥같은 글- - - - - - - - - -
엊그제 쓴 '어른인 척'이라는 글과 어딘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 옮겨봤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특히나 어른인 척...권위를 드러내는 것보다는
어른이 아닌 척...눈높이를 아이에게 맞추어 본다면
그들의 마음을 더 이해하게 되고
그들 역시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되겠지.
부모의 권위를 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부모의 권위는 근엄하고, 무게 있고, 말이 없고, 점잖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가치관을 갖고 일관성이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것들에 뿌리를 두고 어른이 아닌 척...눈높이를 아이에게 맞춘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게 되고 부모에게 비밀을 두지 않겠지.
우리집 아이들은 어느덧 24살, 21살이 되었다.
조심스럽게 고백하자면
큰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는
나는 참다운 부모의 권위가 무엇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저 생각없이 '애들은 일찍부터 잡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내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거기에 합당한 댓가를 치르게 했다.
벌을 서거나..매를 맞거나..
그러다가 어느날..
애들을 키우는 것은 결코 단기전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무슨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한 대 얻어맞은 듯...나를 깨우치고, 나의 육아의 전환점이 되었던 생각이
'육아는 장기전'이라는 것이었다.
섣불리 화를 내려다가도
그것이 아이들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리 생각해보았고,
원망하고 강요하고 야단을 치는 일 역시 그렇게 했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눈높이는 아이들과 맞추어졌지만
엄마의 권위는 살아났다.
며칠 전 한국에 사는 친구와의 대화 중에
몇 년 전 그이의 딸아이가 지방에 있는 학교의 분교로 대학을 가게 되어
당시에 무척 속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친구의 딸은 열심히 공부해서
본교로 편입을 하게 되었고 결국은 과수석이 되어 이번 9월에는 장학금으로 독일연수까지 가게 됐단다.
'당시에는 절망이라고 생각했는데...애들 일은 정말 모르겠드라..'
친구의 말에 나는 또 한번 '육아는 장기전'임을 기억해냈다.
아이에 대해 미리부터 실망하고 미리부터 단정짓고 미리부터 결론내릴 일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
그래서 내 아이는 물론이고 남의 아이를 놓고도 이랬니 저랬니 말할 수 없다는 사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사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집 아이들에 비해 제법 많은 비밀들을 부모에게 이야기한다.
남자친구랑 헤어질 때 어떤 말을 하면서 헤어졌는지
처음 술을 마신 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맘에 살짝 드는 여학생이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해볼 것인지 조차
터놓고 이야기할 줄 안다.
그것이 부모로서 참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십 몇 년 전 '육아가 장기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면, 그래서 적용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다.
새내기 엄마들이 아이들 키우는 일은...결코 하루 아침에 끝나는 일이 아님을 기억하면 좋겠다.
동그란 원 안, 그저 내일, 그저 일년만 내다보는 육아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커서 그 후로도 계속 원만한 관계, 비밀을 나누는 사이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관계를 다져가면 좋겠다.
부모의 원칙과 가치관을 타협하지 않되 눈높이를 맞추는 교육을 한다면
20년 후 아이들과 비밀을 나누는 쿨하고 멋진 엄마가 되어있을 것을 감히 장담해본다.
'육아는 장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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