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말을 옮기는 사람들의 특징
"자신은 결코 입이 싼 사람이 아니며, 본시 떠드는 소문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쓸데없이 이말 저말 옮기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며,....,
과연 못 들은 걸로 하고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당사자를 위한 것이냐,
아니면 들은대로 정직하게 알려주는 게 올바른 것이냐 하는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하다
그래도 혹시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소문이 사실일까 염려되어,
만일 그렇다면 혼자만 모르고 있는 당사자가 사람들로부터 웃음거리나 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다시금 얘기하지만 자신은 오로지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에 털어놓기는 털어놓되,
소문이란건 어디까지나 믿을 게 못되는데다,....,
이왕지사 말이 나온 김에 한번 확인을 하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한데..."
- -- --천명관의 [고래] 중에서- -- --
나는 비교적 입이 무거운 사람에 속한 편이라
"언니만 알고있어~" 로 시작한 소문 이야기를 꽤 여러개 알고 있다.
그런데 나만 알고 있는 줄 알고 아무에게도 얘기 않고 입을 꼭 다물고 있었는데
알고보면 다른 이들이 다 알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번번히 같은 사람에게도 들은 비밀 이야기가 모두 그런 형국이 되고보니
애시당초 비밀 이야기 해준 사람의 이야기는
내게 그다지 비밀이 아닌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그 사람의 이미지는 '빅마우스'로 굳건히 자리잡고 만다.
솔직히 말하면
"언니만 알고있어"란 말은 이제 겁이난다.
"아이고, 너는 맨날 나만 알고 있으라면서 이미 딴 사람에게도 다 말한 것 같던데?"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내 성격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의 이야기는 차라리 그냥...모르는 게 편하다.
각자가 짊어져야 할 몫이고
결국은 자기가 책임져야 할 짐이기 때문이다.
알아봤자 소문이야기일 뿐이고,
때론 모르는게 약이기도 하니까.
모르긴 몰라도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의 주변엔
올해도 분명 많은 소문 이야기가 있었을 테다.
그저 소문이었을 뿐인 이야기에서 부터
소문을 가장해 다른 사람을 흠집내는 이야기,
소문일 줄 알았는데 더 큰 비밀을 품고 있는 이야기까지.
본인이 소문의 중심일 때도 있었겠고,
소문의 중심을 지인으로 둘 때도 있었을 테고,
어쩌면 소문을 낸 당사자가 본인인 경우도 있었으리라.
무엇이 되었든 소문으로 인해 입은 상처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는다.
지혜를 소유하는 맘으로 오래참음이 때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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