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차사고는 다행히 후진해서 들이받은 차가 정직한 진술을 해주었다고 한다.
그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봤더니 보통 후진해서 뒷차를 들이받은 경우는
증인이 있거나, cctv가 있거나 블랙박스가 있을 때가 아니라면
사람들의 양심이 무뎌져 뒷차에게 덤태기를 씌우는 게 다반사란다.
정직한 진술을 듣기까지 노심초사 했었는데
제 녀석도 그랬는지
"다행히 착한 사람이었어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이기를...
"근데 아무래도 블랙박스를 하나 달아야겠어요."
"^^"
정말이지 하나 달아줘야 할까보다.
아는 사람 한 명이 이번에 새로 차를 샀는데 블랙박스를 달았다.
"블랙박스 달았네?" 물었더니
"지난번 사고가 상대방의 실수로 났는데 판결은 100퍼센트 내 잘못으로 나왔어요.
차는 폐차까지 시켰는데..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다시는 그런 꼴 안 당하려고 아예 블랙박스까지 달았네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셈이죠."
실제로 자신의 실수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실수로 사고가 났음에도 덤태기를 쓴 경우
많은 사람들이 블랙박스를 단다고 한다.
딸아이의 친구 한 명도 사고 후 블랙박스를 달았다나?
사실 한국에서는 블랙박스를 안 단 차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지만
미국에서는 블랙박스를 단 차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국에서는 좁은 주차장 때문에 살짝 긁고 도망가버리는 일이 많아서 블랙박스는 필수라고 한다.
게다가 자기의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잡아떼고 억지부리는 사람이 많아서 꼭 필요하단다.
미국에도 이제는 블랙박스를 단 차들이 늘어가고
심지어 블랙박스 달아주는 곳에 대한 텔레비전 광고가 있는 걸 보면
이래저래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긴 한 모양이다.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언니가 블랙박스를 두 개를 사줬는데
가지고 오기는 했지만 그냥 캐비넷에 넣어두었다.
"뭐, 필요가 있겠어?"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블랙박스를 꺼내 인터넷에 모델명을 검색해보니 나름 괜찮은 제품인데다
자기가 직접 설치할 수 있는 동영상도 나와있다.
가족 카톡방에 두개의 블랙박스를 찍어 아이들에게 보내주었다.
하나는 딸의 것, 하나는 아들의 것이라고 말해주니
애들 눈이 휘동그레진다.
'있으면서 왜 안달아주셨어요?' 하는 눈초리..ㅋ
이번에 집에 오면 애들 차에 블랙박스를 달아줘야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미리미리 준비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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