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는 연인에게만 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나 자신에게도 감동의 이벤트를 해줘야 한다.
힘든 일도 잘 견뎌왔다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며
선물 공세도 하고 아부도 떨어야 한다.
노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자.
놀면 불안해 하는 이상한 습관을 버려라.
우리에겐 삶의 재미를 찾을 권리가 있다.
신나게 놀고, 제대로 쉴 줄 아는 사람이
일터에서도 힘을 내서 달릴 수 있다.
- - - - -정태섭, <하루를 살아도 후회없이 살고 싶다> 중에서- - - -
지난 몇 달 논문 쓰느라 고생한 딸아이는
2박 3일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자신에게 선물했다.
옷이나 신발, 가방 같은 자신을 꾸미는 것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여행은 좋아해서 그렇게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아이를 보면
스스로를 존중하며 산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한번씩 원하는 것을 사고난 후,
'이것은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하는 선물이야'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애들에게도 "이건 엄마를 위해 엄마가 산 선물이야."라고 말하고,
남편에게도 "이건 나를 위해 산 선물이야."라고 말했다.
그들로부터 "잘했어요, 좋아요.."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당신들이 미리 좀 사줬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안한건 아니다.
사실 애들이 어렸을 땐 다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고,
남편이 사주는 것 역시 카드로 사는거니까
내가 사나 그들이 사나 돈이 나오는 소스는 매한가지다.
그러니 내 맘대로 사서 나에게 선물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요즘에는 집안을 둘러보며 뭐 없애버릴 물건이 없나..살피는 중인데다
딱히 갖고 싶은 것도 없고 원하는 것도 없다.
숱한 가전제품이 한 두번 쓰고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된다는 걸 익히 경험했고,
옷이나 가방, 신발도 포화상태다.
그럼에도 가끔은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간다.
남편은 먼저 나서서 영화보고 데이트하자고 청하는 사람이 아니니
이번에도 어쩌겠는가?
나에게 선물을 주려면 내가 멍석을 깔아야지.. ^^
멋진 영화 한 편을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 휴식같은 영화 한 편이,
어떤 값비싼 물건보다 행복함으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더 좋은 엄마,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잘해보자고 내가 나를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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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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