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몇 달에 한번씩 만나 식사를 하는 오래된 지인이 있다.
슬하에 네 자녀를 두셨는데
첫째, 둘째를 낳고나서 한참 후에 셋째, 막내를 낳아
쉰이 넘은 연세에 아직 막내가 고등학생이다.
첫째도 둘째도 나름대로 잘 자란 아이들인데
지인의 성에는 다 차지 않았던 모양인지
그 아이들을 키운 방식과 다르게 셋째와 막내를 키워보려고 애쓰셨다고 한다.
올해 막내가 12학년이 되고 대학 원서를 쓰는 시점이 되고보니
이것저것 상의할 것이 많으셨던 모양이다.
네 자녀를 키우셨으니 경험 면에서 이미 내 것의 두배가 넘으셨을 텐데도
이런 저런 자녀 양육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가진,
당신의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냐 물으신다.
그점과 관련해서 나는 그냥,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말씀드렸다.
"한 배에서 나온 아이들도 지인의 아이들처럼 그렇게 다 다르다면
세상의 다른 아이들도 다 다를 것이며
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견해도 같을 수 없다.
나와 비슷한 견해를 가진 부모가 있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행동을 하는 부모가 있는 반면
나와는 의견이 판이하게 다른 부모가 있고,
나의 생각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
나와 생각이, 의견이 다르다고 그 사람의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고 그저 다른 것임을 기억한다면
특별히 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에 발끈할 필요도 없다.
아..이 사람은 그 문제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아..저 사람은 저렇구나..
상처를 덜 받기 위해서라도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는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님을 인정하면 된다."
지인이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렇게 하면 크게 불편할 것이 없을 것 같단다.
2.오랜만에 아이들이 집에 왔다.
딸아이는 지난번 한국 여행 후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반면 딸아이와 한 순간도 떨어져 있지 않았을 아들아이는 입 다물고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다.
마침내 입을 뗀 아들아이.
"근데 외숙모가 제가 말을 안하고 있으니까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누나랑 한참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누나한테 '네 동생이 우리들 말을 알아들을까?' 하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네, 다 알아들어요.' 했어요. "
아이들의 외숙모가 두 아이의 다름을 조금만 인정했다면 그런 실수는 안했을텐데...싶었던 대목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않을 뿐이지
맞춤법이나 단어는 오히려 아들이 많이 알고 있는데..
아마도 외숙모는 그 속내까지는 모르겠지.
3.다름을 인정하기~~
그것은 나에게도 늘..숙제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오해하게 되면 결국 독선을 초래하게 되고
그것은 교만으로 이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사족]
글을 읽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와 틀리다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다르다 :비교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음을 의미한다.
예) 저 엄마의 생각과 내 생각은 서로 달라.
같은 엄마에서 난 자식인데 형제가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반대말: 같다
#틀리다 : 셈이나 사실 등이 그릇되거나 어긋남을 의미한다.
예) 계산이 틀린 것 같은데요?
반대말: 맞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의미가 다른 말이기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뜻 자체가 틀리게 됨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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