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1. 육체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무엇인가 어색하고 거북하다고 느껴지면 그 물건을 버려라.2. 어떤 물건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결정하는 데 우물쭈물한다면 그것은 잡동사니다.3. 1년 동안 한 번도 쓰지 않는 물건은 잡동사니다.4. 물건이 비싸다는 이유로 버리지 못하고 붙들고 있다면 그것은 잡동사니다.5. 사진들은 대부분 잡동사니다. 살아있는 순간으로 가득한 사진들만 간직하라.6. 만일 어떤 물건이 잡동사니라는 첫인상을 받는다면 그것은 잡동사니가 확실하다.첫인상은 틀리는 법이 없다.7. 트로피처럼 ''소중하다''는 이유만으로 간직하고 있는 물건들은 눈 딱 감고 버려라.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기 위한 물건을 간직하는 것은 시간낭비다.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8. 과거가 지금 이순간보다 특별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물건,그때만큼 좋은 시절이 없었다고 옛날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물건은 무엇이든 버려라.현재의 인생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물건만 남겨라.9. 망가져서 고칠 수 없는 것이나 고치고 싶지 않은 물건은 무엇이든 버려라.10. 잡동사니는 접착성이 탁월하다. 겹겹이 쌓여 있거나 뒤엉켜 있는 물건들을 주목하라.그런 물건은 전부 잡동사니일 가능성이 높다.- -- --heartwarming 방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 -
맨처음 직장을 잡고 집에서 나와 살게 되었던 때가 생각난다.
집에서 두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 있던 도시라 큰언니집에 잠시 얹혀 살았었는데
습관처럼 주말이면 고속버스를 타고 집에 와서 지내다가
월요일 아침 일찍 새벽버스를 타고 출근하곤 했다.
주말마다 내가 집에 가서 했던 일은, 다름아닌 청소였다.
그때도 역시 엄마랑 아버지만 사셨던 때라
그다지 어질러진 것도 없는데 그것 역시 습관처럼 그리했다.
엄마는 잘 버리지를 못했다.
뭐든지 다시 쓸 일이 있겠지 하며 두고두고 쟁여놨고
나는 청소를 할 때마다 버릴 것을 한 묶음씩 내놓곤 했다.
하지만 번번히 엄마한테 들키기 일쑤여서
당신몰래 버리기에 성공한다면 모를까 버리려고 묶어놨던 것들은 도로 제자리를 찾아갔다.
지금도 그 습관이 남아선지 한국에 가면 친정집 청소를 하게 된다.
지난번에는 냉장고 청소를 마치고 냉동실 청소를 하려다가 두손 두발 다들고 포기하기도 했다.
정체를 모를 검은 봉지들의 처리가 너무나 막막해서 그냥, 못 본 척 냉동실 문을 닫았다.
다 버린다면 모를까 뒷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나서 엄마한테 "좀 버리고 살지, 두분이서 다 먹지도 못할걸 뭘 저리 쌓아놓고 사느냐고..."
잔소리 좀 했더랬다.
그래봤자 잘 바뀌지도 않을거 뭐하려고 잔소리했는지...후회가 되지만.
하지만 버리는 일은 나에게도 숙제다.
언제 무슨 일이, 어떻게 생길지도 모르는데
쌓아놓고, 정리하지 않으면 뒷감당은 어쩌라고..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부엌 하나만 둘러보더라도 덩치가 큰 가전제품이 숨을 막히게 한다.
물론 열심히 해 먹을거라고 포부도 당당하게 준비한 제품이었을 테지만
한 두어번 열심히 해먹다가 준비하기 귀찮고, 해먹기 성가셔서
자리만 차지하는게 어디 한 둘인가!
과감하게, 정말로 눈 딱 감고 그런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처음 사서 열심히 해먹었던 빵기계, 덩치만 산 만한 쥬서기, 그릇들, 냄비들.
필요한 건 한 두개인데 늘 문제는 눈의 욕망에 번번히 지는거다.
쉬지않고 돌아가는 홈쇼핑 채널에
눈이 핑핑 돌 정도로 편리하고 기능이 좋은 제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오니 비슷한게 있어도 사고 또 사고..쟁이고 또 쟁이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차고에 눈을 돌렸다.
우리집은 두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데도 차고에 물건이 많은데다 배치가 잘못 돼서
지금까지는 내 차 한대만 차고에 주차할 수 있었다.
차고에 있는 짐이 많은데다 부피도 크고 무게도 장난 아니라 일 내기가 쉽진 않았지만
일단 기본 배치를 바꾸고 필요없는 것들을 다 내놓고나니
차 두대를 모두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게 되었다.
늘 남편 차는 서리 맞고, 바람 맞고, 먼지 투성이였는데
이제 함께 차고에 세워놓을 수 있어 참 좋다.
옷장을 열어본다.
무슨 옷이 이렇게 많지?
올 들어 한번도 입지 않은 옷도 여럿이다.
2년동안 손도 대지 않았던 것들,
조금 작긴 하지만 나중에 살 빼면 입는다고 놔뒀던 것들,
과감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디 옷 뿐인가?
가방, 신발..모두 정리했더니 누가 보면 이사가는 사람 같다.
마침, 거라지 세일 한다는 분이 계셔서 그 집에 다 갖다 주었더니
우리집은 한결 홀쭉해지고 숨통이 트였다.
위에 가져온 글에도 정리가 되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나름대로 버리는 법을 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한번도 안 쓰는 것들, 안 입는 것들은 버린다.
냉동실이 다 비워지기 전에는 한국마켓을 가지 않는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한다.
필요한 것이 아니면 쇼핑하지 않는다.
버리는 것은 채우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그것은 욕심이나 미련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싶다.
그걸 얼마나 비싸게 주고 샀는데...
살 빼면 입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은 결코 버리지못하게 발목을 잡게 하는 것이다.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자.
생각난 김에
애들에게도 일러뒀다.
"애들아, 안 입는 옷, 다음번에 집에 올 때 갖고와라..도네이션 하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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