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도 있더군요.
자식은 끓는 국을 갖다 주면
꼭 먹기 좋게 식을 만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한다고요.
이것이 비단 지리적인 거리만이겠습니까?
끓던 마음이 식어 따뜻해질 수 있는 그런 마음의 거리이기도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더 현명하게 '거리'를 헤아리며 살아야 잘 늙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 정진홍의《괜찮으면 웃어주세요》중에서 -
몇 년 전부터 자주 듣게 된 신조어 중에
'헬리콥터 엄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다 크고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자식 주위를 빙빙 맴도는 엄마를
일컫는 말이라지요.
학교 다닐 때는 성적 관리에 시간표 관리까지 도맡아 해주고
졸업 후에는 취업 인터뷰에 직장 잡고 다니는 일까지 다 알아서 해준다니
자식들과 물리적인 거리는 참 가까운 엄마일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것이 꼭 좋기만 할까요?
엄마가 다~~해주는 것이 아이의 인생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줄까요?
어른이 되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스스로 사고하고
스스로 극복하고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부딪치며 깨달아 갈 수 있도록 물리적인 거리에 보폭을 좀 넓히는건 어떨까요?
자식들과 지리적인 거리가 멀어진다 해도
자식들과 마음만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일 것입니다.
공부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없는 짬을 내서 일하고 봉사하느라 바쁘다는 걸,
그렇게 여유없게 사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연락이 조금이라도 뜸하면
'이넘들이 무슨 일이 있나...'싶어지는게 부모 마음이니까요.
그래서 연락이 없으면
걱정하는 내색 전혀 하지 않으면서
무심한 척 안부 문자를 보내고,
남편과 함께 한 셀카 찍어 보내며
'우린 이렇게 사는데 너흰 어떻게 사니? 보여다오!'를
간접적으로 요청하기도 합니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찾아다니지 않고
자식들도 자주 집을 방문하지는 않기에
한번씩 방학이나 연휴에 만나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드는 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것은 적당한 거리...
자식과 부모가 지켜야 할 마음의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내 자식과 나의 거리..
그 거리가 뜨거운 것을 가져다 주면 먹기좋게 식을만큼의 거리인지
한번 생각해봅니다.
너무 가까워 입이 델 수 있는 거리인지
너무 멀어 차가워 먹을 수 없는 거리인지...
자식과 함께 하는 인생도 마라톤과 같습니다.
자녀와 적당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적당한 보폭으로 가야만 함께, 끝까지 행복한 완주를 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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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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