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쩍 ADHD에 관한 세미나와 집중력을 도와 준다는 약 선전이 눈에 띈다. 특별히 ADHD가 무슨 유행병처럼 도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이제야 ADHD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지 조금은 의아할 지경이다.

 아마 예전에 우리 부모님이 그냥 넘기셨던 일들, 특히 남자 아이들한테는 유난히 관대하여 사내 아이들은 다 저렇게 뛰어 다니며 자라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 그저 조금 극성스럽지만 사내들은 다 그렇다라는 생각, 더 나아가서는 아이들의 기를 죽이지 않기 위하여 어떤 행동을 해도 다 허용하면서 키워서 고집이 조금 센 것 뿐이라는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 이제 아이의 행동이 그저 아직 어리기 때문에, 혹은 버릇이 조금 없는 정도를 넘어선 것임을 인지하기 시작한 연유가 아닌가 싶다.

나의 아이가 산만한 행동을 보일 때, 아이가 보이는 행동이 집중력 장애로 인한 것인지 부모의 이혼이나 죽음 등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또는 알러지나 천식, 또는 약한 간질 발작 등의 건강상의 문제로 인한 것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집중력 장애로 진단을 받으려면, 아이의 행동이 7세 이전에 나타나야 하고,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야 한다.

ADHD 중 과잉행동 없이 집중력 장애를 가진 아이는 여러가지 증상을 보인다. 집중을 못하여 한나절이 걸려도 숙제나 과제물을 못 끝내는 아이, 숙제가 있는 것조차 모르는 아이, 끝낸 숙제를 가져가는 것을 잊어 버리는 아이, 숙제를 가져가 놓고도 내는 것을 잊어 버리는 아이, 숙제에 필요한 책을 안 가지고 오는 아이, 가방이나 노트가 전혀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는 아이, 학교 공부에 필요한 연필이나 노트, 종이 등이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아이,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이것 조금 하다 다른 것을 하는 아이 등이 있다. 이런 아이는 교실에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선생님이 아이의 문제를 인식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ADHD 중 과잉행동을 하는 아이는 수업 중 교실 안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선생님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답을 말해 버리거나, 호명되지 않았는데도 답을 말하고, 큰소리로 떠들거나 크게 웃어서 수업을 방해하기도 한다. 수업종이 울린 후에도 교실에 들어가지 않기도 하고 수업에 늦게 들어가면서도 큰소리로 떠들어서 수업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 충동적인 행동으로 사회성이 결여되어 자칫 잦은 싸움에 연루될 수 있다. 이런 아니는 자기가 한 행동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그 당시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를 생각하는 능력이 결여 되어있다. 이러한 충동적인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의 결여는 적절히 치료받지 않았을 때,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확률이 아주 높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자존감이 결여되기가 쉽다. 반복되는 꾸중과 벌, 친구와의 관계의 어려움 이러한 것이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게 된다. 또 계속되는 학교 생활의 문제로 인해 정학, 혹은 퇴학을 당할 수도 있다. 거기다가 충동적인 행동과 소속감의 결여로 인해 마약이나 갱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감옥의 재소자 중 30% 정도가 ADHD를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기도 하다. 또 ADHD는 다른 장애와 함께 오기도 하는데 Oppositional Defiance Disorder(적대적 반항장애)나 Conduct Disorder(품행장애) 같은 심각한 반 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등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ADHD 학생 중 특히 4,5학년부터는 학교생활에의 문제가 심화되고, 6,7학년에 이르러서는 사춘기의 시작으로 인해 학교 생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된다. 이는 점점 과제물은 많아지고 혼자서 알아서 해야 할 일도 많아지는데 집중력 장애로 인해 정리정돈 하는 것, 시간 관리 하는 것,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것, 행동하기 전에 결과를 미리 생각하는 것 등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늘어난 과목과 많아진 공부의 양과 깊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때는 그냥 보통으로 하다가 중학교에 와서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학교에서 기초가 다져지지 않으면 고등학교에 가서 필요한 학과목을 pass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지 못해 졸업장을 못 받고 그냥 수료증만 받을 수도 있다. 또 점점 어려워지는 학교 생활로 인해 아예 공부를 포기해 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ADHD는 반드시 전문가에 의해 조기 검사가 이루어지고 적절하고 꾸준한 치료와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 같은 곳에서 공부를 할 때 잘 집중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학습이 매우 어려우므로 일대일의 tutor를 통하여 문제가 있는 부분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소그룹 워크샵을 통해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 시키는 법을 배울 수도 있고, 또 시간 관리 하는 것, 정리정돈 하는 것, 효율적인 공부 방법, 사회성, 적절한 대화법 등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전문가에 의한 치료와 훈련을 통해 아이가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고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히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도록, 사회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글 : 이화벽(M.A. in Special Education, 한미특수교육센터 ADHD 전문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