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좀 차분하자고 몇번이고 말하는데, 제가 진정이 잘 안됩니다.

아마도 댕스기빙데이 주말이 배란일이였는데, 11월 25일. 라스베가스 호텔에서 임신이 된 것 같아요.

12월 8일이 생리예정일인데, 최근 몇일 사이에 계속 속이 미식거려서 체했나 했어요. 한의원에 전화해서 체했는지, 한약이 안맞는지 계속 미식거린다고 말씀드렸더니, 혹시 임신이 되어서 홀몬변화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셔서 진짜 혹시 하는 마음으로 아침에 임신테트트해보았더니 진한 두줄이 선명하게 나오네요.

제가 이렇게 들뜨는 것은 사실 작년 5월에 마지막 시험관 실패하고 포기했었어요.

38살에 늦게 결혼을 하고,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여서 그런지 몸은 계속 추워지고 제가 좀 많이 야윈 체격인데, 살은 더 빠지는 것 같았어요.

41살부터 인공수정을 7번을 했어요.

한번도 된 적이 없어요.

42살부터 시험관 세번 했구요.

인공수정 너무 자주해서 자궁이 많이 약해진 상태고, 나이도 많아서 시험관 성공율도 5% 미만일 거라고 그랬지만, 세번 시험관 했고, 역시 세번 모두 실패했어요.

인공수정 하지 말고, 시험관하러 바로 왔으면 더 가능성이 높았을텐데라는 실패후 병원 담당자 상담이 더 가슴을 후벼팠었어요.

그 뒤로 그냥 포기하고 일만 했구요.

어느날 대학친구(이 친구는 뉴욕 살아요. 저는 산호세 살구요)가 아름다운 여성한의원에서 한약 먹고 임신되었다고 저더러 한번 해보라고 카톡이 왔어요.

진짜 아무 기대도 안하고, 주말에 여행겸 한의원까지 7시간 차몰고 내려가서 직접 상담받았어요.

태어나서 한약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어요. 쓴맛 나고 맛없어서 고생할 줄 알았는데, 계피차에 꿀물섞어놓은 것 같이 달콤한 게 따듯하게 데워먹으면 차마시는 것같이 편했어요. 이것도 저하고 궁합이 맞을려고 그런 것인지!

몸도 따뜻해지고, 특히 손발도 따듯해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임신테스트기 두줄 선명히 봤네요. 오늘 아침에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유산 안해야 할텐데, 원장님께서 병원에 가서 프로게스트론 질정제 무조건 달라고 해서 사용하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무리하지 말고, 출혈이 비치면 유산방지한약도 고려해보겠다고 하시네요.

예상밖이고, 그리고 너무 빨리 임신이 되어서 멍하지만 너무 기쁩니다.

임신 12주 지나면 다시 후기 올릴께요.

고령임신 시도하시는 분들께 희망의 끈을 놓으면 안될 것 같아 조금 급한 감이 있지만, 후기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