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을 읽고 눈물이 핑 돌았다.

준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생각도 났다.

역경이나 시련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저만의 작고 큰 시련이 있을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다 있을 것이다.

‘천천히 가는’ 우리 준이 같은 아이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가족도 그럴 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래서, 어느 정도는 ‘큰’ 시련이나 역경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준이처럼  ‘천천히 가는’ 역경은 아니지만 

나도 나만의 시련과 역경을 헤쳐와야 했다.

그런데 다행히, 저 글에 있듯,

범죄자가 되거나 학교를 그만두거나 내 삶을 망가뜨리지는 않았다.

(적어도  외견상으론 그럴 것이다. 속은 어떨 지 나도 모르지만. )

내가 그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맞다. 

나를 믿고 지지해준 한 사람 이상의 훌륭한 ‘어른’이 있어서였다.

내 엄마와 중학교 때 선생님.

얼른, 그 두 분이 떠오른다.

그리고 마음에 훈훈하게 온기가 채워진다.

그 두 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모든 게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나는 적어도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책을 더 읽어보면 '행복'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

행복은 역경이나 시련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지 않는다. 

 ‘역경이나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가 행복이다-.

시련이나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가 행복이라고 말한다.

나는 시련이나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상태일까.

우리 준이는 그런 힘을 갖고 있을까.

행복하게 해 주려하기 보다 

행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게 내가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준이에게 그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먼저 그 힘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시련이나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 리질리언스.

결코 혼자 만들 수 없는 힘.

곁의 부모, 어른, 교사, 사회가 함께 만들어줘야 하는 힘.

오늘, 슬로우 다이어리에 크게 써 넣었다.

리질리언스.

행복해지는 힘.

나도 기르려 애쓰고

준이에게도 길러주고자 애쓰자고.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존재를 알았으니 그리로 가는 길을 찾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가 보자, 천천히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