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끝났다.
참, 의미 있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나처럼,
ASD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도
그렇지 않은 엄마들에게도.
우영우처럼 천재적인 '써번트 증후군'을 가진 ASD가
압도적으로 더 많아서
우영우가 ASD를 대변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도 많다.
동감한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특정 상황의 인물들...
그 각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다.
개개인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 속 개인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 저마다 다른 개인을 꿰뚫는 단 하나의 맥으로
드라마의 인물을 표현하긴 힘들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저
써번트 증후군을 가진 ASD 변호사, 우영우란 개인을 다루었을 테다.
그래서 나도 우영우를 통해 준이를 보려는 의도를 갖지 않았다.
준이와 조금, 혹은 많이 다른 부분이 있어도
그건 우영우의 몫이려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이와 겹치는 이야기가 많았다.
ASD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이야기랄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분명 그게 있었다.
준이와 겹치는 부분에서 어쩔 수 없이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눈물을 흘렸던 대사가 이것이다.
친절한 준호씨에게 사랑을 느낀 우영우.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순조롭지 않았고
결국 우영우는 준호에게 이별을 고한다.
"저는 준호씨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준호씨가 보살펴 줘야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가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법을 잘 모릅니다."
정확한 대사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던 같다.
저는 제가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법을 잘 모릅니다.
준이는 자신이 왜 자꾸 휴대폰 액정 보호막을 뜯는지 모른다.
준이는 자신이 왜 자꾸 다리를 떠는지 잘 모른다.
준이는 자신이 왜 자꾸 뒷머리를 잡아 뜯는지 잘 모른다.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줘도 그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한다.
주의를 주다가 주다가 지친 내가 속상해하면
준이는 울먹이며 말한다.
"하지 않아야 하는 걸 왜 자꾸 하는지 나도 모르겠어!"
내겐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게 쉽.....
아니, 쉽던가???
나는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늘 하지 않고 있던가?
그러고 보니....
나도 잘 하지 못하는 일이다.
준이와 나는 다만,
그 종류가 다를 뿐.
나는 준이에게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을까?
"너는 왜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법을 모르니?"
그렇게 힐책할 자격이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가르치고 교육하기 위해
나는 이 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자문한다.
나는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줄 자격이 있는가,하고
그리고 그것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하고.
어쩌면 우리가 진실로 비난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법을 알면서도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사람들이 아닐런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것 것마저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것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이미지 출처=https://tenor.com/view/%EC%9A%B0%EC%98%81%EC%9A%B0-kdrama-extra-ordinary-attorney-woo-gif-2616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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