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토니(가명)가 네 텍스트에 답을 안 한다고 서운해하는 네 모습을 보며
엄마는 마음이 참 많이 짠했단다.
너는 토니에게 문자로 자주 말을 걸지만
토니는 거의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걸 엄마도 알고 있어.
학교에서 만나면 나이스한데
문자에 답을 잘 안한다고 네가 좀 서운해 하지.
너는 토니를 베스트프렌드라고 생각한다면서 말이야.
그런데 넌 토니와 따로 만나 시간을 보낸 적도 없잖아.
우리 집에 토니가 온 적도 없고
토니가 널 자기 집에 초대한 적도 없고 말이야.
준아.
그렇다면 '베스트 프렌드'라고 보기는 힘든 거란다.
너는 어떤 아이를 친구로 생각하는데
그 상대는 너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그 관계는 '친구'라고 할 수 없단다.
베스트프렌드도 마찬가지야.
지금부터 우리는 베스트 프렌드야.
이렇게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베스트 프렌드는 서로가 베스트 프렌드임을 알아볼 수 있단다.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란다.
한쪽만 친구로 생각하는 경우는
'친구 사이'라고 할 수 없단다.
그건 그냥 '아는 사이'이란다.
준아.
친구가 아니어도 괜찮아.
베스트 프렌드가 아니어도 괜찮아.
그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란다.
토니가 학교에서 네게 친절하다면
너는 그 친절함에 고마워하면 된단다.
그래서 너도 토니에게, 또 다른 아이에게 친절한 걸로
그걸 갚으면 되는 거란다.
네게는 토니가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있잖아.
토니는 학교에서는 네게 친절하지만
네 문자에 답을 꼬박꼬박 해 줄 정도로
친절하거나 세심하지는 않을 수 있어.
그건 토니의 잘못은 아니야.
어떤 사정으로 문자를 할 수 없다고
말을 해 주면 물론 더 친절한 게 될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친절하지 않다든가
잘못한다든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
토니가 바쁠 수도 있고
문자 같은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은 그 사람도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아.
일일이 그걸 알아낼 수도 없단다.
그럴 때 엄마는 '좋게' 생각하려 애쓰는 편이야.
무조건 좋게 생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는 있어.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조건 나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좋게 생각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물론, 나쁜 사람의 나쁜 생각까지 좋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나쁜 사람의 나쁜 생각은 알아보는 지혜도 필요하니까.
토니가 정말 무례하거나 나쁜 의도를 갖고 있다면
학교에서 네게 친절하거나 하지 않을 거야.
친구는 두 사람이 마음이 만나야 한단다.
그냥 인사하고, 조금 친절하다고 해서
무조건 '친구'라고 할 수는 없단다.
친구가 많으면 좋지만
친구가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중요한 건
너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는 친구란다.
숫자가 아니고 말이야.
토니를 생각하는 네 마음은 알겠지만
토니가 널 너처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 나는 건 아니야.
그렇다고 토니가 널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니까.
그리고 네게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잖니?
토니가 아직은 친구가 아닐 지 모르지만
언젠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말이야.
토니와 서로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우리 준이가 더 친절하고
더 배려심 많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마음을 쓰는 것도 좋겠지?
엄마가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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