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어제 네가 SNS를 통해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았단다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네 말에 엄마 마음도 참 많이 따뜻했어
왜 아이들은 학교 복도에서 만났을 때
네가 "Hi!"하고 반갑게 인사하는데 'Hi back'하지 않느냐고
네가 속상해하던 때가 떠올라.
누군가의 인사에 같이 인사해 주면 좋겠지만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꼭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엄마가 그리 말했었지.
그 친구 기분이 그날 안 좋을 수도 있고
너한테 뭔가 서운한 마음이 있을 수도 있고
너는 친구로 생각하지만 너를 친구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 마음을 모두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말이야.
우리가 누군가의 어떤 행동을 '잘못'으로 생각하는 순간,
너의 마음이 더 다치고 너의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거라고.
물론, 경찰 아저씨가 잡아가야 할 정도로
법의 힘을 빌려야 할 정도의 '나쁜' 행동이나 말이라면
그건 큰 잘못인 거지.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일상 속의 작은 말과 행동들 뒤에 숨은 '진짜 의미'를 우리는
누구도 알 수 없단다.
심지어는 그 말과 행동을 한 사람 자신도 말이야.
오늘은 네게 '하이 백'하지 않았지만
또 다른 날은 할 수도 있는 거잖아.
이젠 네가 그걸 확실히 안 것 같아
엄마는 참 뿌듯했어.
네가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고마워하는 이유를 여러가지 썼지만
엄마는 이 부분이 제일 따스했어.
Thank you for always saying hi to in the hallway everyday.
비록 어떤 친구가 '하이 백'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너는 이제 그걸 안 것 같아.
그래, 준아.
그래도 괜찮아.
영원히 '하이 백'을 안 하는 건 아닐 거야.
언젠가는 그 아이도 네 마음을 알아줄 거야.
너의 'Hi'는 "Are you ok today?"일 뿐이란 것을 말이야.
네가 하고 싶으면 언제나 'Hi'를 해도 괜찮아.
엄마는 가끔, 네가 어떤 아이한테는 'Hi'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었어.
너한테 끝내 'Hi back'을 해 주지 않는다는 아이(들) 말이야.
하지만 엄마 마음이 틀렸어.
아이들을 선 그어 놓고 이쪽은 좋은 아이, 저쪽은 나쁜 아이...
그렇게 하는 게 더 나쁜 것인지도 몰라.
넌 그런 선이 없잖아.
그게 엄마를 가끔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기는 해.
하지만 너를 지키기 위해 그런 선을 억지로 만들려는 엄마보다
처음부터 그런 선 따위를 만들지 않는 네 마음이 더 옳은 건지도 모르겠어.
우린 누군가의 행동 하나로 금방 그 사람을 영원히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일쑤거든.
그렇게 선을 긋고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그 선을 넘지 못하게 하거든.
엄마는 우리 준의 'Hi'를 통해서 배우는 게 많단다.
너는 나의 스승이야, 준아.
오늘도 행복하자.
우리 가족 모두 손잡고 함께.
*메인이미지 출처:https://www.teepubl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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