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오늘은 무거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구나.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거짓말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 말이야.

사람들이 때로는 거짓말을 한다는 걸 말이야.

물론, 너도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엄마가 야채를 먹으라 하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 말이야.

그래.

그 또한 엄밀히 말하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나쁜 거짓말이라곤 할 수 없을 거야.

다른 이의 몸이나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정말, 그 정도는 우리 누구나 하고 사는 거짓말일 거야.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란다.

이 세상엔 그런 거짓말도 있어.

일부러 다른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하고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거짓말.

더 깊게 들어가보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고 그럴 수도 있지.

또는 정말 나쁘게도, 순전히 재미로 그러는 경우도 있고.

준아,

그런 거짓말들은 알아봐야 해.

그렇지 않으면 네 몸과 마음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야.

거짓말을 해서 거기 속아넘어간 게 잘못은 아니란다.

거짓말을 한 사람이 잘못이겠지.

그런데 

속은 사람이 거짓말한 사람보다 다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건

엄마도 참 가슴 아픈 일이란다.

어떤 아이가 널 파티에 초대한다는 문자를 보내와서

넌 잔뜩 들뜨고 가져갈 선물도 준비했는데,

결국 그 아이에게서 끝까지 집 주소가 오지 않은 적이 있었지.

넌 계속 기다리다가 할 수 없이 포기했어.

전화를 해봤지만 그 아이는 전화도 받지 않고.

그 아이 SNS에 파티한 사진이 올라와서 

네가 서운해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도 속상했단다.

하지만 준아,

형아가 말한대로 그건 슬퍼할 일은 아니란다.

씁쓸하고 서글플 수는 있지만

슬퍼할 일이 아니란다.

그건 거짓말로 널 초대한 그 아이가 슬퍼할 일이라고 생각해.

나쁜 일을 했으니, 자신에게 슬퍼할 일이라고 말이야.

우린 슬퍼하는 대신,

특별 외식도 하고 게임도 하고 즐겁게 보냈잖아.

그래서 엄마는 준이가 거짓말을 알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너를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야.

하지만 거짓말을 잘 할 줄도 모르고,

더구나 악의적인 거짓말이 세상에 있다는 생각조차 않는 네게는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거야.

오늘, 엄마는 마음이 무거워.

세상에 있으면 안 되는 나쁜 거짓말,

그리고 그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참 서글프구나.

이런 걸 가르쳐야 한다는 게 참 서글퍼.

엄마는 생각하고,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해.

다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구나, 준아.

거짓말을 알아보기 위해

사람을 믿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이야.

모든 사람이 나쁜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니까.

나쁜 거짓말을 했지만 

반성하고 후회하고 실수나 잘못을 만회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거짓말을 분별하는 것보다

사람을 믿어야 하는 마음이 먼저일 거야..

그걸 믿으면서도 엄마 마음은 가볍지는 않구나.

어쩌면 엄마도 거짓말을 잘 분별 못해서 그런 지도 모르겠어.

아니, 그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어.

우리 준이처럼, 사람을 믿고 싶은 마음이 자꾸 앞서서 말이야.

준아, 앞으로 엄마하고 찬찬히, 천천히 배워가자꾸나.

우리 준이, 오늘도 즐겁게!